결핵치료제 '리팜피신'서 불순물 검출…"건강위험 낮아"

식약처전경 / 사진제공=식약처

결핵 치료제 '리팜피신' 성분 의약품에서 발암추정물질인 NDMA(니트로사민) 계열 불순물이 잠정관리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 다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리팜피신이 결핵 환자들에게 필수적인 의약품인 만큼 한시적으로 유통을 허용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부터 리팜피신 함유 의약품에 대해 수거·검사한 결과, 니트로사민 계열 불순물 'MNP'(1-메틸-4-니트로소피페라진)이 검출됐다며 원료 중 MNP 함량을 낮추기 위한 불순물 저감화 조치를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MNP는 WHO(세계보건기구) IRAC(국제 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 발암 추정물질인 NDMA 계열의 화학물이다. 발암가능성 평가 자료가 존재하지 않아 식약처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을 통해 이미 알려진 NDMA 평가 자료를 적용해 잠정관리기준을 설정했다.

앞서 지난해 미국에서 리팜피신 성분 의약품 중 일부에서 MNP가 잠정관리기준인 0.16ppm을 초과해 검출됐다. 이에 식약처는 국내 제품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리팜피신 성분으로 생산·유통되는 3개사의 9개 품목 완제의약품과 1개사의 1개 품목 원료의약품을 수거·검사했다.

국내 유통 중인 모든 리팜피신 함유 의약품에서 MNP가 잠정관리기준 0.16ppm을 초과해 검출됐고, 완제의약품에서 MNP 함량은 1.68ppm~6.07ppm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유통 허용한도 기준(5ppm)과 유사한 수준이다.


식약처는 잠정관리기준을 초과한 리팜피신 함유 의약품이 대다수 환자에게 건강상 미치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해당 의약품의 일일 최대 복용량 600mg을 일반적인 복용기간(1년 이하) 동안 복용했을 경우 추가적으로 암이 발생할 가능성은 10만명 중 0.29명 꼴이다. 의약품 분야 국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추가 암 발생 가능성이 10만명 중 1명 이하인 경우 무시해도 된다고 보고있다.

식약처는 리팜피신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결핵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으로서 대체 의약품이 없다는 것과 건강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해 MNP 함량이 2.1ppm 이하인 제품에 대한 제조·판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또 MNP함량 저감화를 위해 1단계로 MNP 함량이 2.1ppm 이하인 완제의약품만을 출하하도록 하고, 제조업체로부터 MNP 시험검사 결과를 제출받아 기준 이하인 경우에만 시중 유통하도록 허용한다. 원료의약품 제조공정 개선 등을 통해 MNP함량을 0.16ppm으로 줄일 수 있도록 업계와 지속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미국 등 주요국가에서도 제품을 회수하지 않고 유통을 허용했다"며 "리팜피신 복용환자는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지말고 의약품을 처방한 의료진과 반드시 상의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