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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신중론자' 기모란과 '백신예산 0원' 정부…결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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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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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9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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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가 지난 2월 9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2차 공개토론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가 지난 2월 9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2차 공개토론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동안 신중한 백신 도입을 주장해오던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가 방역 컨트롤타워인 방역기획관에 낙점됐다. 청와대는 이 자리를 신설하면서 올해 코로나19(COVID-19) 확산을 막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같은 정부의 방역 의지에도 불구, 정작 코로나19 방지에 필요한 백신 예산을 올해 별도로 책정하지 않아 실질적인 방역 대책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예비비를 활용해 백신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지만 '백신예산 제로'가 상징하는 방역 불안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백신도입 서두를 필요 없다"던 기모란 내정자


기모란 내정자는 그동안 코로나19 백신 도입에 '신중론'을 펼쳐온 정부의 입장을 옹호해왔다는 평을 받는다. 개인적으로도 남편이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는 등 친여 인사로 평가 받고 있다.

기모란 교수는 지난해 11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박하며 "현재 3상 임상시험을 하고 있는 후보군이 10개 정도 된다"며 "굉장히 많은 약들, 백신들이 계속해서 효과를 발표할 텐데 더 좋은 게 계속 나오면 (화이자나 모더나 선구매분을) 물릴 수는 없다"며 정부 입장을 옹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기 교수는 방역을 정치적으로 해석해왔다는 비판도 받았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정부의 올 11월 집단면역은 요원하고 무려 6년이나 걸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며 "이 와중에 청와대는 중국인 입국 금지를 반대하고 백신을 조속 접종할 필요가 없다는 등 정치방역 여론을 주도한 기모란 교수를 방역기획관에 기용했다"고 밝혔다.


왜 올해 백신 예산은 '0원'이었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뉴스1
방역 신중론자 기모란 교수의 방역기획관 임명과 더불어 정부의 방역 실효성에 의문을 갖게 만드는 요소는 올해 책정된 백신 관련 예산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국회에 올해 예산안을 최초 제출할 당시 백신 예산을 별도로 책정하지 않았다.

야당에서 이를 지적하자 여권은 '가짜 뉴스'라며 맞서기도 했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4일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함께 "전국민 무료 백신 접종예산이 0원이라는 건 가짜 뉴스 루머"라고 강조했다. 이 영상에서 김 위원장은 "백신 예산은 구체적인 협상 자체가 물량·시기·단가 등을 최종적으로 어느정도에 할 수 있는가를 미리 특정하기 어렵고 공개하기도 힘든 측면이 있다"며 "사전에 그것을 정하지 못해 예비비로 편성하겠다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정부 관계자는 "백신 예산의 변동성이 있다 하더라도 우선 본 예산을 편성한 뒤 추후 계약상황의 추이를 봐가며 더하거나 빼는 방식도 가능하다"며 "백신 명목의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지 않은 건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었다"고 했다.


'과도한 백신 확보' 비판 두려워한 재정당국


'혈전 논란'으로 미뤄졌던 특수학교 종사자와 보건교사, 감염시설 종사자, 60세 미만 등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재개된 지난 12일 서울 중랑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백신을 들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혈전 논란'으로 미뤄졌던 특수학교 종사자와 보건교사, 감염시설 종사자, 60세 미만 등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재개된 지난 12일 서울 중랑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백신을 들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정부가 올해 백신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지 않았던 것은 백신을 과도하게 사들였다는 야권의 비판을 미리 의식한 측면도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까지 아스트라제네카(AZ) 등을 통해 44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한 바 있다. 이 물량을 제대로 소화하기만 해도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백신 수급이 불안정하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추가 도입을 지시해 현재 7900만명분까지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구체적 도입 계획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백신 수급이 불안정하다는 야권의 비판이 이어져서 결국 7900만명분까지 확보했는데, 나중에 백신이 남아돌면 뭐하러 이리 많이 샀냐는 비판이 들어올 게 뻔하다"고 우려했다.

당장 이 같은 우려는 현실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전세계 각국이 자국우선주의를 들며 이미 계약한 백신 공급조차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도입이 확정된 백신은 현재까지 1000만명분에 불과하고 하반기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정부의 소극적인 백신 정책과 글로벌 정세가 맞물리면서 당분간 국내 집단면역 형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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