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1조 사회환원…국립중앙의료원·서울대어린이병원 접수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이 약속한 1조원 규모의 사회환원을 바로 실현했다. 국립중앙의료원에 접수된 7000억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중앙감염병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며, 3000억원은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향후 10년간 국내 소아 암·희귀질환 환아 진단·치료·임상연구 등에 지원될 예정이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대어린이병원은 최근 고 이건희 회장 유족으로부터 각각 7000억원과 3000억원을 접수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 달 28일 유족이 납입한 기부금 7000억원을 확인했으며 해당 기부금을 운용할 '기금운용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금이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효과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는 "지난 28일 의료원의 기부금운영위원회를 긴급 소집했으며, 국가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를 주문한 기부자의 뜻에 따라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과 함께 운용할 특별위원회 구성을 이사회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기부금 운용에 관한 모든 권한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새로 구성되는 특별위원회에 이관될 예정이다. 해당 위원회에 참여하는 내·외부 위원 선임에는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도 참여할 예정이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코로나19(COVID-19) 국가보건위기 속에 큰 뜻을 내어준 기부자의 선의에 감사하다"며 "기부자의 뜻에 따라 대한민국 국격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세계 최고의 중앙감염병병원이 건립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출연 3000억원, 전국 어린이 질환 치료에 쓰인다서울대어린이병원도 전날 유족이 접수한 '소아 암·희귀질환 극복 기부금' 3000억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은 기금 출연과 함께 "고인의 생명 존중의 뜻을 이어받아 암, 희귀 질환으로 고통받는 어린이 환자를 지원하고, 대한민국 어린이 의료가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하는 데 보탬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기금 사용을 위해 '소아 암·희귀질환 극복 사업단'을 출범하고 사업단에 전국 어린이 의료기관과 의료진을 모두 참여시킬 계획이다. 특히 소아 암·희귀질환의 진료·연구 플랫폼을 구축해 공동 연구 및 연구기반 환자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이다.

'소아 암·희귀질환 극복 사업단'은 전국의 어린이병원과 유관 의료기관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공동 추진체계로 구성되며, 위원회 산하에 소아암/희귀질환/공동연구 사업의 실무 추진을 위한 개별 사업부를 둔다.

주요 사업은 △소아암 환아 진단·치료 지원 1500억원 △희귀질환 진단·치료 지원 600억원 △소아암·희귀질환 연구/인프라 구축 지원 900억원 등이다.

김한석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장(사업단장 겸직)은 "어린이 질환은 성인과 달리 종류가 다양하고, 환자 수는 적기 때문에 의료 질 향상을 위해서는 전국의 어린이 의료기관이 협력하는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의 기부금이 이러한 추진 체계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소아 암·희귀질환 극복 사업단'은 조직체계 정비 및 참여 위원 인선을 마치는 대로 2021년 10월 첫 연구과제 및 참여 병원 공모를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