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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고구마와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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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28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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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고구마와 사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답답한 상황이나 사람을 보면 '고구마 100개 먹은 기분'이라고 한다. 이 말은 원래 드라마의 전개가 느리거나 개연성이 없는 상황을 비유해서 나온 말인데 이젠 일상에서 사용되는 은유적 표현이 되고 있다. 이와 상대되는 말로 '사이다'라는 말이 있다. 탄산가스가 함유된 음료인 사이다는 톡 쏘는 특유의 청량감 때문에 신선한 발언이나 행동을 두고 '사이다 같다'고 요즘 사람들이 비유적으로 사용한다. 사실 고구마를 먹을 때 속이 답답한 이유는 섬유질이 많은 까닭이다. 고구마엔 식이섬유인 셀룰로스가 많은데 이게 장운동을 촉진해 변비에도 아주 좋다. 게다가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을 배출하는데도 효과가 좋다. 사이다 역시 늘 청량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탄산음료의 속성상 차게 먹으니 장을 과민하게 만들어 배탈과 면역력 저하 등 부작용도 있다. 특히 사이다를 마신 이후 나오는 트림은 청량감과는 동떨어진 부산물이다.

전통적으로 자본시장에서는 주식과 채권 중 어느 것의 투자수익률이 더 좋은지에 대한 연구가 오래전부터 이어졌다. 그 연구결과는 수익률만 본다면 장기적으로 주식투자가 더 높은 결과를 보인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그러나 투자의 안정성이나 수익률의 변동성 측면까지 고려한다면 채권투자 역시 장기적인 투자매력도가 결코 뒤처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 20년 사이 장기 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면서 채권이 점점 '고구마'가 돼가고 있다고 느끼는 투자자가 많아졌다. 당장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2008년 6% 넘던 금리(국고채 10년물 기준)가 지난해엔 1%대 초반까지 떨어졌으니 장기보유를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 입장에선 속이 답답할 노릇이다. 한편 주식투자는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위기로 1500선마저 붕괴된 코스피지수가 1년도 안돼 3200선까지 올라왔으니 그야말로 '사이다'다. 코스피가 저점 대비 100% 이상 상승했으니 시장엔 몇 배씩 주가가 상승하는 '슈퍼 사이다급' 주식이 즐비하다.

'그렇다고 늘 사이다만 마실 것인가. 몸에 좋다는 고구마는 가슴 답답하다고 안 먹을 것인가. 정말 사이다는 우리에게 언제나 톡 쏘는 시원함만 주는가'하는 고민들이 항상 투자자들 앞에 놓여 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한 시도가 '자산배분'(Asset Allocation)이다. 연구에 따르면 투자성과의 90%가 자산배분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정도로 자산배분은 중요하다.

수학자 섀넌이 만든 '섀넌의 도깨비'(Shannon's Demon)는 단순한 자산배분만으로도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상관성이 낮은 두 자산에 투자하는데 주식처럼 변동성이 큰 사이다 같은 자산과 채권처럼 변동성이 낮은 고구마 같은 자산을 50대50으로 투자한 후 일정 기간마다 리밸런싱을 통해 이 비율을 유지하면 시장 평균 수익률보다 높은 초과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변동성이 큰 자산의 수익의 일정 부분을 늘 보전하므로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자산배분 방식이다.

시장엔 다양한 자산배분 방식이 있다. 고구마와 사이다를 함께 먹으면서 영양과 청량감을 같이 누리는 '섀넌의 도깨비'도 있지만 감자와 콜라를 곁들이는 또 다른 도깨비도 있을 수 있다. 한 가지만 보지 말자. 시장이 힘들수록, 투자가 어려울수록 좀 더 다른 방식으로 고민을 해보자. 천수답 투자는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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