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나야 척 보면 가짜뉴스인지 알지" [광화문]

머니투데이
  • 김주동 국제부장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1.06.09 04:05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보이스피싱 전화가 온다면 걸러낼 수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이 꽤 있을 것이다. 보이스피싱에 당하면 피해가 경제적으로 크니 속아서는 안 될 이유마저 충분하다.(그럼에도 보이스피싱은 근절되지 않았지만)

그러면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은 어떨까? 허위 소식을 잘 걸러낼 수 있을까. 현실은 딱히 그렇지 않다. 8일자로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한 연구 결과는 막연한 우려를 수치로 보여준다.

유타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벤 라이언스 조교수팀은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다. 이들에게 우선 △페이스북에 뜬 글의 제목을 보고 정확한지 여부를 말해달라고 했고 △그런 다음 자신의 가짜뉴스 판별 능력을 평가해달라고 했다.

90% 참가자는 자신이 뉴스와 가짜뉴스를 가리는 능력이 평균은 넘는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4명 중 3명은 가짜뉴스를 골라낸 비율이, 스스로에게 매긴 가짜뉴스 판별 점수보다 나빴다. 자신을 과대평가 했다는 얘기다. 심지어 20% 참가자는 실제 결과보다 자기 능력을 50% 이상 높게 평가했다.

조사 대상자의 온라인 활동 데이터를 보니,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사람들은 가짜뉴스 사이트에 더 많이 방문했다. 특히 정치적으로 자신의 성향에 맞는 가짜뉴스라면 공유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듣고 싶은 얘기를 누군가 해줄 때 "내 생각이 맞았다"며 퍼날랐다는 것이다.

보이스피싱과 달리 가짜뉴스를 믿고 퍼나르는 것은 당장 금전적인 피해가 생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삼인성호(三人成虎·세 사람이 짜면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거짓말도 대중들이 믿게 만들 수 있다는 뜻)라는 말이 있듯, 가짜뉴스는 바이러스처럼 퍼지는 성질이 있어 결국 사회적인 손실로 이어진다. 요즘 학계도 관심 가지는 문제다.

지난 1년 서양 국가들에서는 5G(5세대 이동통신) 시설이 코로나19를 확산시킨다는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통신시설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황당한가? 소셜미디어는 이들의 생각을 강화시켜주는 도구였고, 주변에서 그건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해도 이는 그저 거대한 조작일 뿐이었다. 이들과 동일한 주장을 펼쳐온 영국의 한 간호사는 정직 조치를 받았고 최근 해고됐다.

약 10년 전 한국은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가수 타블로의 해외 학위가 거짓이라는 한 사람의 의혹 제기에서 시작된 일은 연예뉴스를 연일 장식할 만큼 사회적 관심을 받았다. 검찰이 수사를 하고 스탠퍼드대학이 관련 내용을 확인했지만 믿지 않는 사람들은 계속 허위 학력을 주장했다. 기득권자를 향한 비판이라는 논리도 나왔다. 한 방송이 미국 대학교까지 찾아가며 이 문제를 다뤘지만 스스로를 확신하는 이들을 다 돌리지 못했다.

이후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열린 재판에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사과드린다" 등 피고인들의 사과·반성 표시가 이어졌다. 여러 증거 자료에도 불신을 보인 일부 피고인들에 대해 재판부는 "(그렇게 해선) 내가 나인 것도 입증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몇몇 타진요 회원들은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누군가는 진실을 찾으려는 마음에서 시작한 행동일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그에 반대될 수도 있다. 이런 왜곡된 정보의 확산 현상은 지금도 벌어진다. 소셜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되레 일어나기 쉬워졌다. 떠오른 생각은 부담없이 남길 수 있고, 눈에 띄는 건 쉽게 공유할 수 있다. 한번 잘못된 정보를 소셜미디어에서 접하면 비슷한 콘텐츠가 이후 자동 추천돼 오류가 강화될 수도 있다.

지난달 가짜뉴스 확산 문제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MIT슬론스쿨 연구팀의 데이비드 랜드 교수는 "정확성을 따지는 사람들도 소셜미디어에서는 관련된 뇌의 기능이 꺼진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연구를 시작하기 얼마전 자신도 가짜정보를 공유했다는 걸 알게 됐다. 이 연구팀은 조사 참가자들을 상대로 글 공유 전 해당 콘텐트가 맞는 내용인지 생각해보도록 하는 알림을 띄웠더니 공유 비율을 다소 낮췄다고 밝혔다.

'카더라'를 사실인 것처럼 적지 않았는지, "○○했다며?"라면서 잘못된 얘기를 퍼트리려는 건 아닌지 스스로 되묻고 조심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도 도움이 된다.

"나야 척 보면 가짜뉴스인지 알지" [광화문]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개미가 간신히 지킨 3200선…"中규제에 흔들릴 이유 없다"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퀴즈 이벤트
부꾸미
머니투데이 탄소중립 아카데미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