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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사 주범 '분류작업'서 손떼는 택배기사들…배송료 인상 불똥 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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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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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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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배 및 우체국 위탁 택배원 내년부터 분류작업 배제 사회적 합의

택배업계 노사가 과로사 방지를 위한 중재안에 합의한 가운데 지난 17일 오전 서울 한 택배물류센터에서 택배노동자들이 배송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택배기사들은 과로 방지책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분류작업에서 제외되며, 최대 작업시간은 일 12시간, 주 60시간을 넘지 않도록 근무할 예정이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택배업계 노사가 과로사 방지를 위한 중재안에 합의한 가운데 지난 17일 오전 서울 한 택배물류센터에서 택배노동자들이 배송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택배기사들은 과로 방지책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분류작업에서 제외되며, 최대 작업시간은 일 12시간, 주 60시간을 넘지 않도록 근무할 예정이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민간택배원과 우체국물류지원단 소속 위탁 택배원이 내년부터 악명 높은 택배 분류작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다. 그간 택배업계에서 분류업무의 택배업무 포함 여부는 노사간 가장 큰 쟁점이었는데 사측이 한 발 물러서면서 사회적 합의를 이뤄냈다. 앞으로 분류작업은 휠소터 등 자동 분류 시스템을 갖추거나 별도 추가 전담인력 고용 등을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20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와 전국택배노조 우체국 택배는 과로사 방지 대책을 위한 대책에 최종 합의하면서 내년 1월1일부터택배기사를 분류작업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민간택배노조도 택배기사 분류작업 완전 제외에 잠정합의했다.

택배로 주문한 물품이 배송지에 전달되기까지 과정은 크게 집하와 분류, 배송 작업 단계를 거친다. 이중 분류작업이 택배기사의 업무인지 아닌지를 두고 논란이 많았다. 분류작업은 물류터미널에서 한꺼번에 쏟아진 택배물품을 배송지별로 화물차량에 옮기는 업무를 말한다.

원래 분류작업은 택배기사들이 관행적으로 해오던 업무였다. 하지만 택배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택배기사들의 과로사 주범으로 지목됐다. 통상 분류업무에는 3~4시간이 걸리지만 코로나19 이후 택배기사들은 분류업무가 전체 노동시간의 40%를 차지하고, 하루 7시간까지도 걸린다고 입을 모은다. 이 분류업무가 끝나면 택배기사가 배송지를 찾아 이동한다.

그동안 택배기사들은 분류업무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는데도 '공짜노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택배회사들은 분류작업도 택배업무에 포함되고, 택배기사들에게 분류작업에 대한 대가도 지급했다고 반박했다.



법원도 헷갈리는 택배 분류작업, 이제 택배기사 업무서 배제로 기울어


법원도 그동안 택배업무의 범위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1월 판결이 택배업계에서 주목 받고 있다. 택배회사 A사가 "택배기사들이 집단으로 분류작업을 거부하면서 손해를 봤다"며 택배기사들을 상대로 낸 16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법원은 "분류작업 거부가 곧 배송 거부는 아니다"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그러면서 A사 측의 주장을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는 "택배기사들의 생계가 달린 배송을 본인들이 거부할 합당한 이유가 없다"며 "분류작업 거부 자체는 근로조건 개선에 대한 합당한 쟁의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분류작업을 전체 택배 배송 업무와 구분한 해석이다.

택배업무로부터 분류작업을 구분하면 택배회사는 분류작업 전담인력 추가 고용이나 자동화 설비투자가 불가피하다. 그만큼 전체 배송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분류작업이 구분되면 자동 설비를 갖추고 수천명의 분류작업 인력을 고용해야 한다"면서 "이는 결국 전체 배송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회적합의에 따라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이하 생활물류서비스법)이 보완되는 효과도 생겼다. 생활물류서비스법상 택배서비스종사자는 '택배서비스사업자 또는 영업점 등과 택배서비스 운송 위탁계약이나 근로계약 등을 통하여 화물의 집화, 배송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생활물류서비스법은 택배기사의 법적 근거를 보다 구체화시켰지만 집화와 배송 업무를 분명히 명시한 반면 분류 업무에 대해선 명시가 없어 또다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디지털노동대응 TF팀 관계자는 "이번 사회적 합의로 택배기사의 업무에서 분류작업 제외가 보다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 같다"며 "다음달 생활물류서비스업법 시행으로 택배기사의 법적인 근거가 생기고 표준계약서 등의 도입으로 택배기사의 업무가 명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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