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만 스쳐도 코로나 검사"…사람 잡는 中 새 방역조치 '시공동반자'

중국 당국이 코로나19와 관련 강력한 방역조치인 '시공동반자'를 도입했다./사진=AFP

"당신은 시공동반자이니 당국에 신고하고 3일 안에 2번 핵산검사를 받아라." 중국 당국이 새롭게 도입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인 '시공동반자'로 수많은 사람들이 강제 검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펑파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코로나19 지역 감염이 급증하자 '시공동반자'라는 새 방역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었던 사람'이라는 의미의 시공동반자는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경우가 해당되며, 기존 밀접접촉자와는 구별된다. 코로나19 확진자와 800㎡ 이내에서 10분 이상 접촉하거나, 확진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14일간 누적 접촉시간이 30시간 넘는 경우가 시공동반자로 분류된다.

시공동반자로 확인되면 무조건 3일 이내 두 차례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한다. 중국 건강 코드 미니프로그램인 '젠캉바오'도 녹색(정상)이 아닌 주황색으로 표시된다.

중국 당국이 새롭게 도입한 코로나19 방역조치 '시공동반자' 개념/사진=바이두 캡처

이 조치로 최근 쓰촨성 성도인 청두에선 지난 4일 현재 확진자 5명이 발생하자 최소 8만2000명이 시공동반자 안내 문자를 받았다고 SCMP는 전했다.


시공동반자로 확인된 사람들은 음성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집에 머물러야 한다. 공공장소에 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제한된다. 중국에선 모든 휴대 전화번호를 신분증과 함께 실명 등록해야 사용할 수 있다. 당국은 전화 신호를 통해 사람들의 동선을 추적하고 있으며 정확도가 상당히 높다고 SCMP는 설명했다.

다만 지역별로 시공동반자의 정의와 규제는 조금씩 다르다. 후난성 창사에서는 청두와 달리 확진자와 같은 휴대전화 기지국으로부터 10분 이상 전화신호를 받은 사람들을 시공동반자로 분리한다. 창사에서는 시공동반자 확정 문자를 받으면 일주일 이내에 핵산검사를 3회 받아야 한다.

중국 국민들은 시공동반자 조치와 관련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중국의 한 네티즌은 웨이보에 "너와 닿은 산들바람이 나와도 닿았는데 이것이 포옹인가, 접촉인가"라며 "빅데이터 감시 아래 우리의 모든 움직임이 추적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당국 관계자가 코로나19 확진 등 시민들의 건강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사진=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