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 파티원 구합니다"…美 8800만명 한다는 'OTT 무칭'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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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1만4500원, 웨이브·티빙 1만3900원, 왓챠 1만2900원, 디즈니+ 9900원, 애플tv+ 6500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콘텐츠 소비의 대세로 자리잡은 가운데 저마다의 '오리지널'을 앞세운 국내외 서비스가 난립하면서 이용자의 구독료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에 여러 OTT 서비스를 값싸게 즐기려는 목적으로 계정을 타인과 공유하는 이른바 'mooching(무칭)'이 주목받는다. 생면부지 남과 계정을 나눠 쓰는 과정에서 '안전장치'를 제공하는 '구독 공유 플랫폼'도 인기다.


무칭은 '빌붙다(mooch)'란 뜻의 단어에서 유래된 미국 사회 신조어로, OTT 이용자들이 가족 이외 타인과 계정을 공유하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 매체 코드컷팅(cordcutting)은 올해 4월 보도에서 작년 기준 넷플릭스·HBO맥스·프라임비디오·훌루·디즈니+ 등 미국 내 5개 OTT의 8800만개의 계정이 타인에게 대여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주요 OTT 서비스가 다인용 요금제를 운영하는데 따른 결과다. 예컨대 국내에서 넷플릭스 프리미엄 1개 계정은 4명이 이용할 수 있는데, 4명 그룹을 만들면 약 3600원씩만 부담하면 된다. 반대로 가족 구성원이 둘 뿐이라면, 1인당 7200원 넘는 구독료 내면서 2명의 자리를 놀리는 셈이 된다.

국내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무칭이 유행이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주요 OTT 서비스의 '파티원'을 구하는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각에선 무칭이 묶어팔기로 더 많은 요금을 챙기려는 OTT들의 상술에 이용자들이 현명하게 대응하는 것이란 평가도 존재한다.
대금사기, 정보유출 등 리스크…OTT '공유 차단' 가능성도타인과의 계정 공유는 적잖은 리스크를 각오해야 한다. 공유를 약속한 계정 주인이 돈만 챙기고 '먹튀'하는 사기 사건이 속출하며, 가입자 정보 유출과 사생활 침해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이런 우려를 덜 수 있는 링키드, 피클플러스, 벗츠 등 구독 공유 중개 플랫폼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다.


이들 중개 플랫폼은 자신의 계정을 공유하거나, 남의 계정을 공유받으려는 이용자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구독료 정산 및 결제를 대행해 '먹튀' 걱정도 해소할 수 있다. 구독 약정 기간에 따라 일정 수준의 보증금을 내고, 대행에 따른 10% 안팎의 수수료를 부담하면 된다. 구독 공유 중개 플랫폼들은 유형의 이익을 취하고 있는 만큼, 향후 OTT와의 갈등도 불거질 수 있다.

주요 OTT는 타인과의 계정 공유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콘텐츠에 지갑을 열 의지가 있는 상당수 이용자들이 가입 대신 계정 공유를 선택하면서 사실상 OTT의 매출에 기여하지 못해서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가족이 아닌 타인과의 계정 공유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 3월 CNBC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당시 본인 확인 기능 테스트에 나서면서 "이는 넷플릭스 계정을 가진 사람들이 시청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약관에 "모든 콘텐츠는 개인적, 비상업적 용도로만 사용해야 하며, 가족 구성원이 아닌 개인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라고 명시했다. 디즈니+ 역시 "가족과 공유하는 것은 허용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 것은 막겠다"는 기본 원칙을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사용자 확대가 우선인 OTT들의 전략을 고려하면, 보다 적극적인 계정 공유 차단까지는 나서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다.

링키드 관계자는 "주요 OTT 서비스 제공자들은 마케팅 목적을 위해 다소 느슨한 다인용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계정 공유에 따른 대금 사기 등 여러 문제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이 리스크를 단순히 개인의 자유 선택에 따른 '책임'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개인들에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제공하며, OTT 사업자들의 재산권이나 라이선스를 무단으로 활용·침해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