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못뜨고, 마트도 인력 부족…美경제 다시 '삐걱'

작년 12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에 있는 레이건국립공항. 미국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지난 크리스마스 이후 항공대란이 지속되고 있다./사진=AFP

미국에서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산업계 이곳저곳에서 여파가 감지된다. 항공업계는 감염으로 인해 근무할 직원이 줄어든 데다 중서부의 눈보라 악천후까지 겹쳐 하루 수천편이 결항되고 있으며, 유통·자동차 등 다른 산업분야는 인력 및 공급망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각종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큰 상황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기업을 강타하고 있고, 이미 많은 기업들이 인력 배치와 공급망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미국을 오가거나 미국 내에서 운항하는 항공편 2207편 이상이 취소됐다. 전날 취소 수치(2739편)에 육박한다. 이날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항공편 취소 편수는 3755건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날에는 4731건의 항공편이 전 세계에서 결항했다.

WSJ는 "주말에 항공사들은 수천편의 비행을 취소했으며 매일 1000편 이상의 비행을 중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델타항공, 제트블루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항공사들은 연말 연시 항공 수요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는 시점에 바이러스 급증과 미국 중서부를 강타한 눈보라에 맞닥뜨렸다고 말했다.

뉴욕에 본사를 둔 제트블루는 많은 승무원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됨에 따라 1월 중순까지의 운항 횟수를 축소 조정했다. 로빈 헤이스 제트블루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 코로나 사태 초기 때보다 지금이 앞으로를 예측하기 더 어렵다"면서 "항공 수요가 최고점인 시점에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여야 한다. 상황은 다른 항공사도 마찬가지이고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델타항공, 제트블루의 경영진을 포함한 일부 재계 관계자들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들의 권장 격리시간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CDC는 지난주 새로운 연구와 근로자 결근으로 인한 기업의 스트레스를 이유로 권고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단축했다.

대형마트 운영자들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해 앞으로 계산원과 재고관리 직원들의 결근이 늘어나고, 식료품 업계가 몇 달간 겪은 인력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주 윌리엄스빌에 위치한 탑스마켓 LLC는 인력 관리를 위해 추가 근무 수당에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 인력이 모자라니 추가 근무를 직원들에게 요청한다는 것이다.

미국 내 20개 이상의 공장에 약 4만8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일본 토요타 자동차는 일정 수의 근로자가 격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추가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요타 대변인은 "그러나 1월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2020년 팬데믹 초기의 '학습 경험'을 살려 비교적 잘 대처하고 있는 업계도 있다. 바로 육류가공업과 식당업종이다.

미국에서 가장 큰 돼지고기 가공업체인 스미스필드를 비롯해 타이슨푸드, JBS푸드, 카길 등 육가공업체들은 최근의 코로나19 환자 급증에 비교적 잘 대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식당 체인점인 바루이는 최근 직원 부족 때문에 70곳의 영업시간과 근무시간을 단축했다고 밝히면서도 "대유행 기간 동안 개발한 간편 메뉴, 포장 및 배달 옵션 강화로 직원 감소 등 문제에도 불구하고 운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하루 평균 확진자가 40만 명에 육박한 상황이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의 최근 7일간 일평균 확진자는 39만6490명으로 일주일 전에 비해 2배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