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수' 없었다…LGU+ "3.4㎓ 경매 먼저" SKT "3.7㎓ 병행"

임혜숙(왼쪽 두번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구현모(왼쪽 첫번째) KT 대표, 유영상(왼쪽 세번째) SK텔레콤 대표, 황현식(왼쪽 네번째) LG유플러스 대표가 17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통신3사 CEO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2.17./사진제공=뉴시스

통신3사 CEO(최고경영자)가 5G 주파수 추가 할당 문제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애초 자신들이 요청했던 주파수 대역 할당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3사에 균등하게 동시에 할당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LG유플러스 요청 대역 할당이 진행되더라도 '조건'이 붙어야 한다고 밝혔다. 주무장관이 '중재'에 나섰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3사의 5G 주파수 논쟁도 당분간 공전을 거듭할 전망이다.

17일 오전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의 간담회 이후 통신 3사 CEO는 각각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작년 7월 정부에 농어촌 지역 5G 로밍을 앞두고, 5G 투자 촉진과 품질 개선을 위해 5G 주파수 3.4~3.42㎓ 대역 20㎒ 폭 추가 할당을 신청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작년 12월 해당 대역의 경매를 예고했다. 그러나 SK텔레콤과 KT는 해당 대역이 LG유플러스 이용 대역에 인접해 사실상 '특혜'라며 반발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자사용으로 3.7~3.72㎓ 대역 20㎒, KT용으로 3.8~3.82㎓ 대역 20㎒ 폭을 요청하며 맞불을 놓았다.
LGU+ "국민편익이 중요, 지연돼 안타깝다"황 대표는 "국민 편익 관점에서 조속히 의사결정이 내려져야 하는데 다른 논리로 지연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LG유플러스가) 요청한 추가 2020㎒ 폭은 2018년에 (추가 할당이) 예고됐고 2019년도에 가용한 주파수였다"며 "연구반 TF와 공청회를 이미 거친 주파수와 (SK텔레콤이 요청한 대역의) 뒤늦게 제기된 주파수 할당을 같이 논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의 요구 대역은 차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최우혁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에 따르면, 유 대표는 이 같은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유 대표는 "SK텔레콤은 국내 1위 이통 사업자로서 5G 가입자가 가장 많기 때문에 1인당 주파수는 가장 적다. 이번에 특정사(LGU+)에 주파수가 추가 할당된다면 SK텔레콤은 오히려 역차별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민편의, 공정한 주파수 이용, 사업자 간 투자 확대, 정부의 세수 확대 등을 위해 3사에 모두 균등 배분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구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농어촌 지역별 불균형 해소를 위한 LG유플러스의 추가 할당 요청 취지에는 일부 공감한다"고 말했다. 다만 "2013년 KT가 LTE 주파수를 받을 때 지역별 순차적으로 서비스하도록 할당조건이 있었던 것처럼, 공정경쟁 차원에서 이번에도 정부가 할당조건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 대표는 또 "KT 입장에서는 (SK텔레콤이 요청한) 3.7~4.0㎓ 대역에 대한 수요를 면밀히 검토해서 의견을 정부에 드리겠다"며 "이를 포함해 정부가 종합 검토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SKT·KT "특혜 우려"…'중재' 나선 정부 "다 검토할 것"임 장관은 "5G 서비스의 품질제고와 투자촉진이 주파수 추가 할당의 최우선 원칙임은 변함이 없다"며 "사업자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추가할당을) 제기하고 있는데, 종합 검토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이미 절차가 진행 중이 3.4㎓ 대역과 당초 2023년 이후 할당이 검토될 계획이었던 3.7㎓ 대역도 새로운 수요가 제기된 만큼 국민 편의성, 공정 경쟁, 글로벌 동향 등을 종합 고려해 검토하고 할당 방안을 조속한 시일 내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구체적인 시점을 못박지 못했다. 또 LG유플러스 요청 대역을 먼저 경매할지, 모든 대역을 병행 검토할지에 대해서도 최 국장은 "어느 쪽도 단정적이지 않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말했다. 당초 예고했던 이달 내 LG유플러스 요청 대역의 경매에 대해선 "뒤로 가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할당 이후에도 실제 이용자가 새 주파수를 이용하기까지의 시간을 줄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 만큼, 이용 시기까지 늦추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