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고양이는 무슨죄? 국제대회 퇴출 '불똥'

머니투데이

김동한 기자

러시아산 고양이 품종인 '러시안 블루' 종의 모습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 세계적으로 대러 제재가 확산하는 가운데, 러시아산 고양이마저도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국제고양이연맹(FIFE)은 지난 1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일으켰다는 사실에 충격과 고통을 느꼈다"며 규탄 성명을 냈다.

내용은 러시아 고양이 수입 금지 및 러시아 회사 소속 고양이의 FIFE쇼 참가 금지 조치다.

FIFE는 "우크라이나의 수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고, 부상을 입었으며, 피난민이 됐다"며 "러시아 당국의 잔혹한 행위에 대해 더는 침묵할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오는 5월 말까지 러시아 고양이 수입을 금지하고, 러시아에서 자란 고양이들의 혈통 등록을 허용하지 않으며, 러시아 회사 소속 고양이의 FIFE 품평회 참가를 금지한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기 위해 기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산 고양이는 고가의 품종으로 손꼽힌다. 특히 '러시안 블루' 종은 1000~2000달러(약 120~240만원), 희귀종인 피터볼드 종은 3000달러(약 360만원)까지도 거래된다.

이러한 FIFE의 조치에 일각에서는 '고양이 제재'를 둘러싸고 찬반 논쟁을 벌였다. 일부 누리꾼은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책임이 아닌 전쟁으로 피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누리꾼은 "연대한다는 의미에 있어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스포츠계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기 위해 연이어 '러시아 퇴출'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 등은 모든 러시아 대표팀과 클럽팀의 출전을 금지했다. 세계레슬링연맹(UWW)도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에 대해 레슬링 국제대회 출전 금지 조치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