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금융 철수' 씨티은행, 순손실 8000억원…희망퇴직 탓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한국씨티은행이 지난해 순손실을 면하지 못했다. 소매금융 철수를 진행하면서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한 영향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79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희망퇴직비용이 1조1920억원 발생해서다. 최대 7억원의 파격적인 퇴직금을 제시하면서 퇴직자가 몰렸다.

희망퇴직을 비롯해 소매금융 폐지와 관련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1434억원이다. 1년 전인 2020년엔 187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총수익은 전년보다 15.8% 감소한 1조330억원이었다.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이 모두 감소한 결과다. 조달비용이 상승해 순이자마진이 하락했고 채권, 외환파생관련 부문에서 이익이 줄었다.

희망퇴직비용을 포함해 지난해 발생한 비용은 모두 1조9955억원으로 집계됐다. 임금인상에도 불구하고 희망퇴직비용을 제외하면 전년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대손비용은 전년대비 47.9% 감소한 920억원이었다.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고 1년 전에 코로나19 추가 충당금을 넉넉히 쌓은 기저효과 때문이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일회성 비용에 따라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업금융그룹은 여수신 규모를 확대하면서 성장 모멘텀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금융 폐지 과정에서 고객 보호를 최우선에 두고 은행 이용자 보호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했다.

한편 한국씨티은행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어 김민희 법무법인 해자현 대표변호사를 임기 2년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했다. 정민주 전 BNK 금융지주 부사장과 지동현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은 각각 임기 1년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