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법 모르는 SSG, LG도 잡았다... 어떻게 9연승 질주했나 [★잠실]

12일 LG전 4회초 1사 1루에서 SSG 크론(왼쪽)이 투런포를 날리고 한유섬과 기뻐하고 있다.

1회만 치열했을 뿐,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로 불렸던 1위와 2위의 싸움은 다소 싱겁게 끝이 났다.

SSG 랜더스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즌 첫 맞대결에서 4-1로 승리했다. 이로써 개막 9연승을 달렸다. 내일(13일) 또 이긴다면 개막 최다 연승 신기록(2003년 삼성 10연승) 타이를 이룬다.


이날 경기 전까지 SSG 8연승, LG 7승1패로 각각 1위와 2위에 위치하고 있다. 양 팀 모두 우승 후보로 평가를 받고 있던 터라 이번 3연전이 주목을 받았다. 시즌 초반 선수 싸움 향방을 가를 매치업이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경기 전 양 팀 사령탑은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류지현 LG 감독은 "똑같다. 140경기를 한 시점이면 큰 의미가 있겠지만, 지금은 시즌 초반이다. 순위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다. 오늘 우리가 준비해야할 것, 상대의 컨디션 체크 등 늘 해왔던 것만 했다"고 설명했다.

김원형 SSG 감독 역시 "시즌 초반이다. 선수들이 시즌 끝까지 부상 당하지 않고 유지했으면 하는 생각만 갖고 있다. 생각 이상으로 선수들이 잘해줘서 기쁘다"고 했다.


그래도 나름 빅매치다웠다. SSG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추신수, 최정의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 2루에서 한유섬이 적시타를 쳤다. 최정의 추가 진루 실패, 최주환의 좌익수 뜬공으로 추가 점수는 없었지만 1-0으로 앞서나갔다.

LG가 바로 따라잡았다. 안타 단 1개로 말이다.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홍창기가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이어 2루 도루에 성공했고,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진루했다. 김현수가 2루 땅볼을 치면서 3루 주자 홍창기가 홈을 밟았다. 이렇게 1-1 동점.

팽팽했던 흐름은 한순간에 SSG 쪽으로 향했다. 분위기를 가져오는데는 역시 홈런만한 것이 없다. 4회초 2사 1루에서 크론이 임찬규의 126km 슬라이더를 그대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관중석 상단에 꽂힐 만큼의 큰 타구였다. 비거리는 123m로 측정됐다. 역전 투런포다.

이어진 5회초 또다시 SSG 타선은 장타를 날렸다. 이번에도 2사였다. 최정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기습 도루를 감행했다. 그리고 타점 머신 한유섬이 적시 2루타를 날리면서 4-1로 점수차를 벌렸다.

9회 다시 경기가 요동쳤다. LG의 반격이 나왔다. 홍창기와 문보경의 안타로 2사 1, 2루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강남이 포수 파울플라이로 허무하게 물러나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LG 선발 임찬규는 5이닝 4실점하고 내려간 반면 SSG 선발 이반 노바는 7이닝 동안 단 1실점으로 막으며 팀 승리를 책임졌다. 투타 조화가 완벽한 SSG가 승리를 챙겼다. 타선은 총 8안타, 한유섬이 3안타 2타점, 크론이 1안타(1홈런) 2타점을 올렸다. LG는 6안타를 터트렸지만 병살타가 5회와 7회 두 번 나오면서 추격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