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국 '스웨덴·핀란드' 나토 가입 추진에…러, '핵무기' 경고장 내놨다

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사진=로이터

중립국인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논의가 본격화되자 러시아가 '발트해 핵무기 배치'로 경고하며 가입 철회를 촉구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러시아의 서쪽에 위치한 국가로, 핀란드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발트해의 비핵화는 더 이상 불가능한 얘기가 된다"고 경고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등록된 적을 더 많이 보유하게 된다는 의미"라며 군사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러시아도 방어수단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들어가면 러시아와 나토 동맹이 맞댄 육로 국경의 길이가 2배가 될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도) 당연히 국경을 강화해야 한다"며 "지상군과 방공을 강화하고, 핀란드만(灣)에는 상당한 해군 병력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발트해 동부에 있는 핀란드만은 핀란드·러시아·에스토니아가 둘러싸고 있다. 발트해 3국인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는 나토 가입국이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오늘까지 러시아는 그런 조치(발트해 핵무기 설치 등 방어수단 강화)를 하지 않았고, 그러려고도 하지 않았다"며 "만약 우리가 그렇게 해야 한다면, 이렇게 만든 것이 우리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핵무기 설치 등으로 발트해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결정을 하더라도 그 책임은 러시아가 아닌 나토 가입을 추진한 스웨덴과 핀란드에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한편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스웨덴과 핀란드는 그간 군사적 비동맹주의에 따라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며 나토 가입을 추진하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토 가입을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스웨덴의 경우 최근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절반 이상(51%)의 나토 가입 찬성 응답이 나왔고, 핀란드의 찬성 응답률은 지난 2월의 28%에서 최근 62%까지 늘었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13일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할 수는 없다면서도 몇 주 안에 가입 신청 여부를 결정할 것이고, 스웨덴도 나토 가입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양국 모두 가입 신청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핀란드는 오는 5월 초에 결론을 내고 스웨덴은 이르면 오는 6월 초 나토 정상회의 때 가입 신청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