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ERA 12.27' 심각, ML 90승 투수가 어쩌다... 우승 도전팀 결단 내리나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이반 노바(왼쪽). /사진=뉴스1

올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1위를 질주하고 있는 SSG 랜더스는 현재까지 대권에 가장 가까이 있는 팀이다. 일단 외국인 에이스 윌머 폰트와 'KK' 김광현이라는 확실한 원투 펀치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최대 강점. 다만 커다란 고민이 하나 있으니 바로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이반 노바의 부진 때문이다.

노바는 올 시즌 11경기에 선발 등판, 3승 3패 평균자책점 5.93을 기록 중이다. 60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68피안타(4피홈런) 24볼넷 30탈삼진 44실점(40자책)을 마크했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1.52. 피안타율은 0.282.


5점대 후반이라는 평균자책점이 그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무엇보다 노바는 기복이 심한 편이다. 투구 도중 밸런스가 흔들리면서 제구가 들쑥날쑥한 게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4월 23일 한화전에서는 4⅔이닝 9피안타 9실점(9자책)으로 KBO 리그 입성 후 한 경기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달 22일 LG전에서는 7이닝 4피안타 2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그러다 최근 2경기 노바는 크게 흔들렸다. 지난달 28일 KIA전에서는 4⅓이닝 10피안타 7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전날(3일) 잠실 LG전에서는 3이닝 6피안타 4볼넷 7실점(3자책)으로 역시 부진했다. 2경기 동안 평균자책점은 12.27에 달한다.


특히 전날 경기서는 2회 2아웃까지 잘 잡고도 심리적으로도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했다. 서건창을 1루 땅볼로 유도했는데, 1루수 케빈 크론이 포구 실책을 범하며 이닝을 끝내지 못했다. 이후 유강남에게 초구에 좌중간 안타를 헌납한 뒤 김민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홍창기에게 2타점 적시 2루타, 문성주에게 2타점 적시 3루타를 각각 얻어맞으며 4실점 하고 말았다.

노바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90승을 쌓았을 정도로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그러나 결국 현재 뛰고 있는 한국 무대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SSG는 올 시즌 대권을 노리는 팀들 중 하나다.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김광현을 보유하고 있는 SSG가 외국인 투수 2명까지 잘 던진다면 그야말로 최고의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SSG는 또 다른 선발 자원인 문승원과 박종훈이 긴 재활을 마치고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먼저 문승원은 지난 1일 퓨처스리그서 NC 2군을 상대로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단계별로 투구 수를 끌어 올린 뒤 몸에 이상이 없다면 6월 중순 이후 1군서 볼 수 있을 전망. 박종훈 역시 불펜 피칭을 소화하며 실전 복귀 시기를 살피고 있다.

만약 이들이 돌아오면 활약 여부에 따라 노바의 선발진 잔류 역시 장담할 수 없다. 과연 노바가 계속해서 기회를 받을 것인가. 아니면 이미 외인 교체를 단행하거나 새 외인을 물색 중인 구단들처럼 과감하게 결단을 내릴 것인가.

3일 잠실 LG전을 마친 뒤 SSG 노바(오른쪽)가 아쉬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