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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금감원장 인사에 담긴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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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9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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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치권자의 인사는 메시지다."

미국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활동 과정을 연구한 이경은 박사는 저서 <대통령의 성공, 취임 전에 결정된다>에서 인사의 중요성을 담아 '메시지'로 정의한다.

인사는 누군가를 '임명'한다는 차원을 넘어선다는 의미다. 정책, 비전, 전략, 구도 등의 총합이 인사다.

메시지가 향하는 곳은 다양하다. 계층별, 지위별, 기관별로 다양한 메시지가 전달된다. 메시지는 언제나 명확해야 한다.

인사 대상자를 국민에게 소개한다면 자격과 품성을 비롯 국민이 알 필요가 있는 것을 전달해야 한다. 결정하면서 어떤 과제를 '고민'했고 어떤 '구도'를 갖고 있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 기업, 기관, 시장 등 주체들이 국정을, 비전을 이해할 수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은 6월초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이복현 전 부장검사를 임명한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는 형식을 취했다. 전임 금감원장은 이임식 대신 이임사만 남긴 채 바로 방을 뺐다. 그만큼 급하고 절박했단 의미일까.

국민들은, 시장은, 금융권은 단 하나의 메시지만 읽는다. '검찰'이다. 현 정부에 '검찰공화국'이란 꼬리표가 본격적으로 붙게 된 시점이 이 때다. 대통령은, 여권은 더 이상의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다. 금감원이란 조직에 검사가 필요한지, 금융권 전반에 검사가 필요한지….

다른 검사와 달리 '경제학'을 전공했고 공인회계사(CPA) 자격증을 갖고 있다고 부각시키지만 모두가 그를 '검사'로만 본다. 윤 대통령의 마음 속엔 처음부터 그였다는데 '왜 이복현인지'에 대한 메시지가 불분명하니 시장은 짐작으로만 이해한다.

새 대통령이 규제 완화를 외치고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최우선 과제로 규제혁신을 내세워도 굳이 관심을 두지 않는다. 전략과 방향보다 사람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 모든 게 '검찰' 키워드에 갇힌다. 라임·옵티머스 '수사', 테라-루나 '수사' 이슈 질문이 '검사 출신' 금감원장에게 쏟아진다. 은행 금리 문제, 등 예전 금감원장의 통상적 발언도 그가 하면 '칼잡이'의 행보로 해석된다. 28일 열린 금융투자업계 간담회의 내용보다 간담회 참석자 선별 기준에 더 초점이 맞춰진다.

금융권은 금감원장 인사 후 납작 엎드렸다. '금감원장' 때문이 아니라 '검사 출신' 금감원장 때문이다. "1호가 될 순 없어" "금융'검사'원이 됐는데 조심해야 한다" 등 자조섞인 푸념이 돈다.

일부 금융사들은 자체 감사를 돌린다고 한다. 예전의 규정 위반 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검찰을 무서워 할 사람은 범죄자밖에 없다"고 하지만 잘못한 것 없어도 지레 겁먹는 게 세상사다. 작은 규정 위반 여부로 금감원에 확인서를 쓰고 소명해야 하는 금융권 입장에선 검사 출신 원장을 모신 금감원을 감히 쳐다볼 수 없다. 금융권은 내심 겨울잠을 잘 준비까지 한다.

# 금융의 최대 적(敵)은 불확실성이다. 불확실성을 줄이는 게 금융당국의 최우선 과제다.

이전 정부에서 금감원이 욕을 먹은 것은 법과 원칙을 훼손하며 잘못된 메시지로 불확실성을 키운 때문이다. 대법원 판결이 난 사안을 부관참시하자 시장은 멘붕에 빠졌다. 투자자 책임 원칙을 흔드는 감독 방향에 시장은 좌절했다. 금융 소비자 보호의 명분하에 휘둘러진 칼춤에 시장은 당황했다.

시장은 당국에 대한 신뢰를 접었다. 전임 금감원장이 '법과 원칙에 따른 규제' '사전적 감독' 등을 강조하며 정상화를 꾀했지만 마무리하지 못한 채 교체됐다. 법에 따른 규제는 재량권 남발을 줄인다. 사전적 감독은 제재보다 리스크 관리에 목적을 둔다.

이는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키운다. 감독당국을 향한 신뢰를 만든다. 그렇기에 금융권은, 시장은 묻는다. "금감원장 인사의 메시지는 뭘까". '검찰 출신'에 방점을 찍는 게 시장의 오해라면 그 오해를 풀 묵직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결과는 뻔하다.

[광화문]금감원장 인사에 담긴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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