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피하지 않아요" 입대 앞둔 포수는 겁이 없다... 사구 위기→첫 타점 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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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기자

KIA 권혁경(오른쪽)이 1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KIA 타이거즈

"지금도 보세요. 권혁경 선수는 전혀 피하지 않아요."

입대를 앞둔 20세 청년에겐 겁이 없었다. 김재현 SPOTV 해설위원은 배짱 두둑한 권혁경(20·KIA 타이거즈)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KIA는 10일 광주광역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한화에 6-3으로 승리했다. 올 시즌 한화전 9전 전승을 달린 KIA는 41승 1무 39패로 4위 KT를 1경기 차로 추격했다.

경기를 마무리한 포수는 하루 전 급하게 콜업된 권혁경이었다. 중대초-잠신중-신일고를 졸업한 권혁경은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34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294, 3홈런 11타점, 장타율 0.459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다.

1군 데뷔전은 꽤나 신선했다. 2021년 7월 11일 광주 KT전을 앞두고 1군 포수 2명이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면서 권혁경은 급작스럽게 1군 콜업과 데뷔전을 동시에 이뤄냈다. 이의리와 호흡을 맞춘 그 경기에서 KIA의 2-0 승리를 이끌었고 이후 10월 4경기에 나서서는 4안타를 때려내며 가능성을 보였다.

데뷔만큼이나 올해 첫 1군 콜업도 뜻밖이었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권혁경은 19일 경기도 모처의 훈련소로 현역 입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8일 광주 한화전에서 주전 포수 박동원이 스윙 도중 왼쪽 발목에 무리가 갔다. 심하지 않은 발목 염좌로 판명 났지만, 선수 보호 차원에서 KIA는 박동원의 전반기 조기 종료를 선언했다.

권혁경의 올 시즌 데뷔 무대는 두 팀이 3-3으로 팽팽하던 8회초 이뤄졌다. 함께 투입된 장현식과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낸 권혁경은 곧 타석에서도 기회를 받았다. 8회말 1사 1, 3루에서 나성범의 타구를 정은원이 한 번에 잡아내지 못하면서 4-3 역전이 만들어졌다. 이후 황대인의 볼넷으로 1사 만루, 류지혁의 몸에 맞는 볼로 5-3이 됐고, 김석환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한화 강재민은 초구부터 과감하게 몸쪽 승부를 택했다. 하지만 공이 빠져 자칫하면 맞을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권혁경은 자신의 허리 쪽으로 향하는 공에도 상체만 비틀어 피했다. 이후 3개의 슬라이더를 상대했고 가운데로 몰린 5구째 실투를 받아쳐 타구를 생산했다.

이 타구를 한화 3루수 김태연이 뛰어올라 외야로 빠지는 것은 막았으나, 한 번에 포구하지 못했고 권혁경의 기록지에는 3루수 앞 내야 안타, 1타점이 새겨졌다. KBO리그 데뷔 첫 타점이었다. 9회말 수비에서는 정해영의 제구 난조로 2사 만루 위기를 겪었으나, 하주석을 상대로 헛스윙을 끌어내며 실점 없이 KIA의 승리를 이끌었다.

권혁경은 다음주 잠실 LG 3연전(7월 12~14일)까지 KIA 1군 선수단과 동행한다. 3위 LG와 격차를 줄일 절호의 기회인 만큼 백업 포수인 그에게는 많은 타석이 주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올해 갑작스럽게 맞이한 몇 안 되는 기회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펼친 '싹이 보이는' 포수다. 사구 위기에서도 피하지 않고 끝내 적시타를 때려내는 모습으로 또 한 번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잃을 것 없는 권혁경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팬들의 관심이 쏠릴 LG 3연전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