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랐는데 은행주 주가는'뚝'…이유는?

은행주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예대마진 악화 우려와 대출 부실화 가능성 때문이다.

15일 오전 10시20분 기준 KB금융 (80,100원 ▼900 -1.11%) 주가는 전일 대비 1800원(3.97%) 떨어진 4만3550원에 거래 중이다. 하나금융지주 (63,100원 ▼500 -0.79%)는 전일 대비 1500원(4.31%) 하락한 3만3300원이다.


신한지주 (47,700원 ▼450 -0.93%), 우리금융지주 (14,580원 ▼60 -0.41%), 카카오뱅크 (23,500원 ▼300 -1.26%), BNK금융지주 (8,570원 ▼90 -1.04%) 등은 3%대 약세다.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이후 은행주의 약세는 심화하는 중이다. 통상 금리 인상은 은행주에 호재로 인식된다. 대출 이자가 올라가면서 예대마진도 개선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빅스텝은 오히려 은행주 투자심리를 악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준금리를 한 번에 급격하게 올리면서 단기금리는 빠르게 올랐지만 경기침체 우려에 장기금리 하락세는 지속 중이다. 조달금리(단기금리)는 오르는데 대출금리(장기금리)가 떨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마진이 훼손된다는 의미다.


한은이 빅스텝을 결정한 이후 시중 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0.7~0.8%포인트씩 일제히 올렸다. 그러나 '은행들이 이자 장사를 한다'는 당국의 압박과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예대금리차 공시 부담으로 대출금리를 올리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와 부실 차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경기가 침체되면 투자가 줄고 은행 대출도 줄어들 수 있다. 신용이 낮은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은 이자 부담이 높아지면서 파산할 우려가 있다.

JP모건이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한 것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 전날 JP모건은 2분기 순이익이 86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역시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실채권 우려가 은행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우려들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예대금리차 축소를 위한 정책과 노력이 단기적 수치의 변화를 가져올 수는 있지만 수개월 뒤에는 은행 이자이익이 더 증가하는 결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수신금리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이자이익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말 원화대출 연체율은 0.24%로 역사적으로도 가장 양호한 수준"이라며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대상 원금과 이자상환유예 우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