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멤버, 그거 하나 보고 합니다" '마당쇠' 38세 노장 힘의 원천

SSG 노경은.

SSG 랜더스 마운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있다. 바로 베테랑 투수 노경은(38)이다. 선발과 불펜 모두 제 몫을 해주면서 팀의 선두 유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10월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 만료 후 방출돼 테스트를 거쳐 SSG 유니폼을 입은 노경은은 선발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그렇게 선발진의 한 축으로 나서 4월 5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활약했다. 4월말 불의의 사고로 손가락 골절상을 당하면서 자리를 비웠지만, 입지에 큰 문제는 없었다. 두 달간의 재활 후 6월 마운드로 돌아와 다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 3경기에서 2승 1패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후반기 들어서는 보직을 변경했다. 새 외국인 투수 숀 모리만도(30)의 합류와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후 1년여 만에 복귀한 박종훈(31)이 돌아오면서 노경은이 불펜으로 갔다.

다만 선발투수로서 성공이 불펜에서도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더욱이 시즌 도중 보직 이동은 등판 루틴 등 여러 변화를 감수해야 한다. 쉽지 않은 변화다. 그럼에도 노경은은 잘 해내고 있다. 두산, 롯데 시절 불펜 경험도 도움이 되고 있다.

노경은은 지난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1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 소속이던 지난 2021년 9월 5일 창원 NC전 이후 320일 만의 불펜 등판이었다. 7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선보였다.


하루를 쉬고 다시 등판했다. 24일 두산전에서는 5-4로 앞선 8회 올라와 1이닝을 소화했고, 리드를 지켜냈다. 27일 인천 LG전에서는 5타자를 상대했는데, 볼넷은 있었지만 삼진 2개를 솎아내며 깔끔하게 막았다. 그리고 광주 원정에서도 호투를 이어갔다. 선발 윌머 폰트가 5이닝만 소화하고 내려가자 김원형 감독은 노경은을 바로 투입했다. KIA의 공세를 차단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단 1안타만 내주고 실점없이 가볍게 2이닝을 삭제했다.

보직을 바꾼 뒤 멀티이닝도 2차례 소화하는 등 구원 등판한 4경기에서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0,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67로 더욱 맹위를 떨치고 있다.

무엇보다 노경은에게 동기부여가 강하다. SSG의 통합우승에 어느 자리에서든 기여도를 높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노경은은 "SSG가 나를 뽑은 이유가 있다. (박)종훈이, (문)승원이가 돌아오기 전까지 어떻게든 선발 한 자리를 맡아달라는 거였다. 이미 계약할 때부터 (보직 변경에 대해) 알고 들어왔기 때문에 불펜행에는 아쉬움이 없다"며 "목표는 하나다. 팀이 우승해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것이 첫 번째다. 그리고 통합 우승이다. 무엇보다 우승 멤버에 내 이름이 들어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추)신수 형, (김)광현이, (최)정이 등 멤버가 좋지 않나. 내가 그 속에 들어가는 건 굉장히 큰 영광이다. 그거 하나 보고 야구한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