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에워싸고 머리 위로 미사일…中 '무력 통일' 리허설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송지유 기자
황시영 기자

사진=로이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발끈한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해협 중간선(median line)을 넘어 해협 동쪽으로 장거리 실탄 등 무기를 동원한 훈련을 실시했다. '4차 대만해협 위기론'도 나온다. 중국이 일단 대만에 대한 경제적·군사적 압박을 진행하는 가운데 미국 언론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실익이 없고 미중 갈등만 증폭했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4일 대만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2시) 대만해협에서 장거리 실탄사격 훈련을 했다"며 "대만해협 동부의 특정구역에 정밀타격을 했고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도 대만 소식통의 말을 인용, 이날 오전 중국 해군함정과 군용기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잠시 넘었다고 보도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중국과 대만 사이 실질적 경계선으로 여긴다.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사이에 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뒤 1954년 미국 공군 장군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경계선이다.

이후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군은 대만 주변 수역으로 11발의 미사일도 발사했다. 일부는 대만 동쪽 해상에도 떨어졌으며 발사가 중국 본토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돼 대만 육지 위로 날아간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앞서 중국은 이날 낮부터 7일까지 사흘 동안 '대만봉쇄' 작전으로 불리는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대만 북부, 북동부, 동부, 동부, 남부, 서부 , 서남부 6개 해·공역에서 섬을 둘러싸고 훈련을 진행한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통일 작전연습'이라는 표현이 제목에 들어간 기사에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이번 훈련이 유사시 대만을 봉쇄하고 비평화적인 방법으로 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처음으로 중국군이 대만 측 12해리 해·공역을 넘어들어갔다는 점도 설명했다.

미국 언론에서는 펠로시 하원의장의 행보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3일(현지시간) CNN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이 추후 미중 관계에 미칠 결과를 인내할 만큼 가치 있는 행보였는지 의문"이라며 그의 판단 착오로 전략적 이익 없이 중국만 자극해 대만의 안전이 위협받게 됐다고 꼬집었다.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는 칼럼에서 펠로시의 대만 방문에 부정적인 의견을 낸 조 바이든 대통령이 큰 부담을 지게 됐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