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다중채무자 대출 '추가 충당금' 쌓는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다중채무자 대출은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도록 저축은행 감독 규정 개정을 추진한다. 차주가 대출받은 금융기관 수에 따라 충당금을 차등 적립하는 방식이다.

금융위원회는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다중채무자 대출에 대해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는 내용 등을 담은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개정안은 내년 초에 시행될 예정이다.


현재 대다수 저축은행은 대손충당금 적립 시 자산건전성 분류에 따라 감독규정 상 최저 적립수준 이상을 적립하고 있다. 가계대출은 △정상 1% △요주의 10% △고정 20% △회수의문 55% △추정손실 100% 등이다.

하지만 다중채무자 대상 대출 여부는 저축은행의 충당금 적립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상호금융이나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은 다중채무자 충당금 추가적립 규정이 이미 마련된 것과 다른 부분이다. 특히 저축은행은 3개 이상의 금융사에서 대출한 다중채무자의 비중이 75.3%에 이른다.

이에 금융당국은 다중채무자 대출은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고, 금융기관 이용수에 따라 추가 적립률을 차등 규정하기로 했다. 금융기관 5~6곳에서 대출받은 차주의 대출은 충당금 요적립률의 30% 추가 적립하고, 금융기관 7곳 이상은 요적립률의 50% 추가 적립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부동산 관련 대출 건전성 관리를 위해 부동산 관련 업종별 신용공여 산정 시 원리금 상환 의무가 있는 실차주 기준으로 업종을 구분하도록 규정을 바꾼다. 저축은행은 신용공여 총액 대비 부동산 관련 업종 신용공여 한도를 △건설업 30% △부동산업 30% △PF 20% 이내(총 합계 50% 이내)에서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부동산 PF 대출 등에서 명목상 차주가 SPC(특수목적법인)인 경우 SPC 기준(통상 금융업)으로 차주 업종을 구분해 신용공여 한정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있었다. SPC 설립 등을 통해 신용공여 한도규제를 우회할 수 있어 실차주 기준으로 업종을 구분하도록 개정한다.

또 영업구역 내 의무여신비율 산정 시 영업활동을 하지 않는 지점은 영업구역 내 신용공여에서 제외한다. 지역금융 활성화라는 저축은행 본연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게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까지 저축은행 건전성은 지표상 양호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향후 금리인상과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의 외부 충격 발생 시 취약 차주 비중이 높은 업무 권역 특성상 건전성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선제적으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