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이자 더 안 줘요?"…당국 '인상 자제' 권고에 가입시기 고민

지난 16일 서울시내 한 은행에 붙은 금리 안내문/사진=뉴스1

"금리 오르는 속도가 빨라서 최고점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최근 뉴스를 보고 예금에 가입했다. 앞으로 금리 수준이 지금과 비슷하다면 하루라도 빨리 이자 이득을 보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50대 주부 A씨)

금융당국이 은행에 예·적금 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하자 예·적금 금리 상승이 더딜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금융권은 금리 상승폭이 줄어들 수 있지만 상승 흐름은 당분간 지속뒬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시중유동성이 은행으로 몰리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은행권에 예·적금 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등 수신 경쟁을 자제해 달라고 주문했다. 수신 금리 인상이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우려도 반영됐다.

일각에선 현재 예·적금 금리 수준이 최고점 아니냐는 말이 나왔지만 업계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 봤다. 미국의 긴축 기조가 이어질 예정이라,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어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예·적금 금리도 상승한다.

기준금리 외에도 예·적금 금리는 시장금리를 반영할 수 있다. 대출 금리에 비해 수신 금리가 낮다는 여론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지난 9월부터 은행이 매월 최소 1회 이상 시장금리 변동을 예·적금 기본금리에 반영하도록 권고했다. KB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이 이를 따르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의 권고가 있었던 만큼 예·적금 금리 인상 폭과 속도는 줄어들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의 수신 담당 임원은 "보통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인상 폭 이상으로 은행들이 수신 금리를 올렸는데, 이번에는 그 이하로 인상하는 은행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대금리 축소가 예상된다. 예·적금 기본금리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변동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올렸다는 '변명'이 통하지만 우대금리는 은행 스스로의 전략적 판단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특판(특별판매)이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적게라도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으니 만기를 짧게 설정해 예·적금에 가입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조현수 우리은행 한남동금융센터 PB팀장은 "3개월이나 6개월 정도로 만기를 짧게 운용하고, 내년에 만기가 도래했을 때는 최장 만기로 다시 가입하는 방법이 있다"며 "내년 상반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중은행 예금 금리는 5%대에 진입했다. 이날 은행연합회 비교공시에 따르면 1년 만기 기준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최고금리는 5%,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5.01%로 나타났다. 우리, 신한, NH농협은행 각각의 대표 예금 상품 최고금리는 4.98%, 4.95%, 4.8%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