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서, 길거리에서…제주 유명식당 주인 '7번' 살해 시도했다

제주 유명 식당 대표 강도살인 피의자들이 지난 28일 오후 제주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왼쪽부터 50대 남성 C씨와 A씨, 40대 B씨. /사진=뉴스1

제주 유명 식당 대표를 살해한 '원정 청부살인' 사건에서 피의자 3명이 무려 6개월 동안 7차례에 걸쳐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28일 강도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된 살해범 A(50)씨와 그의 아내 B(46)씨, 교사범 C(55)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16일 제주시 오라동 소재 피해자 주거지에서 피해자를 둔기로 살해하고 수 백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7월부터 범행 계획…7차례에 걸쳐 살해 시도이들은 지난 7월부터 범행을 공모했다. 이들이 계획한 첫 범행은 '고의 교통사고'였다. 피해자와 가까운 사이였던 C씨가 피해자 D씨를 조수석에 태우고 도로로 나오면 A씨가 차량 조수석 쪽을 들이받는 구상이었다.

실제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3차례에 걸쳐 고의 사고를 내려 했지만 폐쇄회로(CC)TV와 도로 속도제한 등에 막혀 실제 범행에 착수하지 못했다.

지난달 10일에는 A씨가 귀가하는 D씨를 무작정 폭행하려다 우연히 지나가던 순찰차를 보고 도주하기도 했다.

제주 유명 식당 대표 강도살인 피의자인 40대 B씨가 지난 28일 오후 제주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스1

계획이 수포가 되자 이들은 피해자 집에 침입하기로 공모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비밀번호가 틀려 실패했다. 결국 A씨는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 D씨 주거지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이후 지난 16일 정오쯤 D씨 집에 몰래 들어간 A씨는 약 3시간을 기다렸다가 D씨가 귀가하자 둔기로 때려 살해한 후 각종 금품과 현금을 훔쳐 빠져나왔다. 범행 당시 B씨는 D씨 동선을 A씨에게 시시각각 전달했고, 경남에 있던 C씨는 전화로 범행을 지휘했다.

A씨는 범행 전후 제주에 오가는 배를 예약할 때 지인의 신분증을 도용하고 범행 후 옷을 갈아입고 사람이 많은 곳으로 도주하는 등 완전 범죄를 꾀하기도 했다.
'식당 운영권' 등 재산 목적…금전 대가에 범행 가담경찰은 살인을 청부하고, 모든 범행을 설계한 주범으로 C씨를 지목했다.

경찰은 피해자 D씨가 운영하던 식당의 공동투자자 행세를 해 온 C씨가 공동담보를 이용해 식당 운영권을 완전히 뺏을 목적으로 범행을 사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C씨는 D씨가 사망에 이르지 않고, 몇 달씩 입원할 상해만 입어도 경영권을 뺏어올 수 있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C씨와 경남 선후배 사이인 A씨는 금전을 대가로 범행에 가담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부부는 C씨에게 착수금으로 현금 2000여 만원과 경비 등 3500만원을 받았다.

또 범행 후에는 D씨 식당 분점 운영권과 채무 2억원 변제, 피해자 명의의 서울 아파트 등을 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부부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했다.

C씨는 경찰 조사 내내 "A씨 부부가 범행을 계획했고 나는 관여한 바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실제로 C씨는 전날 오후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피해자 가족에게 죄송하다"면서도 "사주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애초 살인과 살인교사 혐의로 피의자들을 구속했으나 A씨가 피해자 살해 후 금품을 들고 도주한 점 등을 고려해 피의자 전원을 강도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며 "C씨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기 범행들에 대해서도 끝까지 수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