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5만원' 불러도 찬바람 쌩…美서 일자리 넘치는 '이 곳'

미국 뉴저지주 메드포드에 있는 주택건설회사 D. R. 호튼의 메드포드 워크에서 근로자들이 건물 뼈대 위에서 노동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2차 대전 이후로 사상 최대 규모의 '건설 붐'을 조성하려던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이 건설 인력 부족으로 틀어질 위험에 처했다.

21일 파이낸셜타임즈와 미국 건설업자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미국 건설 부문에서만 50만명의 근로자가 부족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사업비가 늘어나면서 2차 세계대전 당시에 버금가는 미국의 건설 캠페인이 지연되고 있다. 아니르반 바수 A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건설 노동시장이 지금보다 더 제약을 받았던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건설 노동자들에 대한 수요가 하늘을 찌를 정도로 높다. 지금은 메가 프로젝트의 시대"라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 뺨치는 '건설 붐'… 올해 건설부문 50만명 인력 부족조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 인프라를 활성화하고 제조업에서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 1조5000억달러(약 1944조원) 이상의 지출을 승인했다. 그러나 건설 회사들은 미국의 산업 정책과 노동 시장이 충돌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이 노동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올해 정상적인 고용 속도 외에 추가로 54만6000명의 노동자가 필요할 것으로 ABC는 추정한다.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22년 건설업 일자리는 평균 39만1000개로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건설 훈련을 홍보하는 비영리 단체인 홈 빌더 인스티튜트의 에드 브래디 회장은 "우리는 실제 설치할 사람도 없는데 인프라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삽을 사용할 사람이 없는데 삽을 준비하는 프로젝트는 가치가 없다"고 했다.


연방 부양책에는 인프라 지출에 1조2000억달러, 청정 에너지 프로젝트를 위한 인플레이션 감소법(IRA)에 3690억달러, 반도체 생산을 선도하기 위한 칩 및 과학법에 390억달러가 포함돼있다.

건설 실업률 사상 최저 수준… 시간당 임금, 대졸자 초임보다 높아이런 가운데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 실업률은 4.6%로 사상 두 번째로 낮았다. 시간당 임금은 1월에 시간당 평균 36달러(4만6700원)로 민간 산업 평균인 33달러와 대졸자의 초임을 초과했다.

클레이코 설립자인 밥 클락은 "전체 산업이 변화한 제2차 세계대전 시기의 건설과 비교해 보면 우리가 거의 비슷한 시대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빈패스트의 전기차 공장을 포함해 10개 이상의 클린테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올해 IPO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이 23일 주주총회를 연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파크원에 입주한 LG에너지솔루션 본사 로비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2022.3.23/뉴스1

지난달 미국 건설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건설 회사의 80%가 노동자를 고용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는 인텔이 반도체 공장 2곳을 짓기 위해 2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혼다는 LG에너지솔루션과 44억달러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거의 1만명의 건설 노동자들이 필요하다.

인텔 공장을 짓는 회사들 중 하나인 벡텔의 제조 및 기술 사장인 캐서린 헌트 라이언은 "오하이오주의 전문가들만으론 프로젝트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벡텔은 전국에서 7000명의 인력을 확보하기로 하고 이들의 임시거처를 제공하기 위해 호텔과 협의하고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중간급 노동자는 시간당 40달러(약 5만2000원)까지 벌 수 있다.

혼다-LG와 작업을 함께하는 터너 건설의 짐 브라운리그 수석 부사장은 "미국으로의 제조업 재배치는 이미 꽉 막힌 노동 시장에서 건설 노동자들에 대한 엄청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클린테크(친환경기술)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수요가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