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적대적 인수·독과점 아냐"-SM "비상식적" 반발…논란

방시혁 하이브 의장/사진=머니투데이DB

방시혁 하이브 의장(51)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인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적대적 M&A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3일 유튜브에 공개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다. 그는 K-팝의 성장 둔화를 우려해 인수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로 SM엔터의 지배구조 문제도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SM엔터 측은 반발했다.
방시혁 "K팝 인기 하락→적법하게 지분 인수"방 의장이 이끄는 하이브 (193,900원 ▼100 -0.05%)는 지난달 10일 이수만 에스엠 (85,900원 ▲3,200 +3.87%) 대주주 겸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SM엔터 1대 주주인 이수만의 지분율은 18.46%였다. 하이브는 이번 거래로 SM 최대 주주가 됐다.

방 의장은 'SM엔터 인수를 적대적 거래로 볼 수 있지 않냐'고 묻자 "기본적으로 대주주 또는 과점 주주의 의사에 반해서 회사를 인수할 때 적대적 M&A(기업인수합병)라고 한다"고 CNN에 답했다.

이어 "우리는 동의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지분을 인수했다. 적대적 M&A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방 의장은 SM엔터를 인수한 배경에 K팝의 인기 하락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K팝 인기가 한시적일 수 있다는 걸 가장 우려했다"며 "K팝 성장률을 보면 둔화하는 게 명확하게 보인다. BTS(방탄소년단) 입대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면 다행이지만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대로 놔두면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SM엔터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금보다 K팝이 더 확실하게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독과점? 다 합쳐도 어려워"일각에서는 하이브가 SM을 인수하면 독과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방 의장은 "우리가 (K팝) 업계를 다 가져가려고 한다는 건 정정해야 한다. 음반 시장 과점 우려가 있는데, 실제 그 음반이 어디에 팔리고 있는지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시장에서 팔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배송 대행지를 통한 해외 물량을 빼면 SM엔터와 하이브가 한국에서 파는 물량은 다 합쳐도 독점이 되기 어렵다"며 "게다가 엔터테인먼트는 음반만 파는 게 아니다. 음원과 공연, MD(상품)가 있다"고 설명했다.

방 의장은 하이브가 SM엔터 지분을 40％ 보유하더라도 SM엔터가 방 의장의 참여를 원하지 않을 경우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 지분 확보 여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주주총회가 가장 중요하다. 주주총회에서 지지를 얻어야 우리가 원하는 이사회가 구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SM엔터같이 훌륭한 회사가 좋은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에 오랫동안 슬퍼했던 사람"이라며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서 지배구조 문제를 대부분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이브는 예술가의 자율성을 존중한다. 경영 프로세스 측면에서 도움을 주는 좋은 회사라는 건 이미 알려졌다"며 "많은 분이 우리가 SM엔터를 인수할 때 일어날 효과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M "하이브 비상식적…적대적 M&A 등 왜곡"

/사진=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

SM엔터 측은 방 의장의 인터뷰 내용을 반박했다.

SM엔터는 3일 "방 의장은 '적대적 M&A'의 의미를 왜곡하고 있다. 적대적 M&A는 (대주주 혹은 과점 주주가 아닌) '경영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는 이사회 동의 없이 강행하는 기업의 인수와 합병'을 의미한다"며 "또 통상 공개매수나 위임장 대결 형태를 취하는데, 현재 하이브가 시도하는 적대적 M&A 활동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SM엔터와 하이브의 결합 시 전체 시장 매출의 약 66%를 차지하는 독과점적 단일 기업이 탄생한다"며 "방 의장은 K팝 독과점의 폐해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M엔터는 또 "하이브의 지배구조가 건전하거나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하이브는 그들이 지적한 SM엔터 지배구조 문제의 원인 제공자인 이수만 전 총괄과 손잡고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전 총괄의 나무 심기에 100억원, 이 전 총괄이 보유한 회사 두 곳의 지분 인수에 700억원을 약속했다"며 "무엇보다 SM엔터에 대한 실사 한번 없이 1조원 이상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적대적 M&A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처럼 비정상적인 의안을 가결한 하이브의 이사회가 대주주에게만 충실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며 "결국 하이브의 적대적 M&A가 성공할 경우 또다시 대주주만을 위한 SM엔터로 퇴행할 수밖에 없다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