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 1분기 순익, '역대 최대' 작년 수준 전망…하반기는 '글쎄'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1분기와 올해 1분기(추정) 당기순이익/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지난 1/4분기 4대 금융지주의 합산 당기순이익이 4조56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보다 소폭 감소한 추정치지만 1분기 기준 역대 두번째로 높은 호실적이다. 올 하반기에는 금리 상승세 둔화와 상생 금융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로 수익성이 후퇴할 전망이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 (80,100원 ▼900 -1.11%)·신한지주 (47,700원 ▼450 -0.93%)하나금융지주 (63,100원 ▼500 -0.79%)·우리금융지주 (14,580원 ▼60 -0.41%)의 합산 당기순이익(지배주주 순이익 기준)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4조568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4조5948억원)보다 267억원(0.58%) 작다.


개별 지주로 보면 KB금융지주가 1조4053억원으로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가 1조3307억원으로 뒤를 잇고,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9350억원, 8791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전년 동기와 견줘 소폭 이익이 줄고, 하나금융, 우리금융의 소폭 증가한 추정치다.

금융지주의 실적 선방의 주요인으로는 기업대출 증가세가 꼽힌다. 4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3월말 기준 약 584조6000억원으로 전월대비 2조6000억원 늘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기업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급등한 금리로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은행권 순이자마진(NIM)이 커진 것도 금융지주의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NIM은 금융기관이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금융기관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 4대 은행의 NIM은 1.57~1.73%이다. 지난해 1분기 1.49~1.66%와 비교하면 1년 새 NIM이 은행별로 적게는 0.11%포인트(p), 많게는 0.24%p 증가했다.


다만 금융권에선 올 하반기 금융지주의 호실적 행진이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호실적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한 금리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예대금리차가 줄면서 NIM 역시 감소할 여지가 많다.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60%가 넘는데, NIM이 감소해 은행 수익이 하락한다면 금융사의 실적도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민은행의 NIM이 지난해 4분기 1.77%에서 올해 1분기 1.73%로 0.04%p 하락한 것으로 봤다. 신한은행은 0.10%p(1.67→1.57%), 하나은행 0.06%p(1.74→1.68%), 우리은행 0.03%p(1.68→1.65%) 내려갔다고 추정했다.

대출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감소세가 이어지는 것도 악재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2월 4대 은행에서 취급된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4.64~5.27%로 지난해 2월 3.96~4.37% 대비 큰폭으로 올랐다. 가계 신용대출 금리도 4.47~4.96%에서 5.81~6.44%로 상승했다. 반면,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3월 말 703조1937억원에서 지난달 말 680조7661억원으로 1년 새 22조4276억원이 빠졌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NIM이 상반기까지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시장금리가 급락하며 상황이 변했다"며 "하반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면 이자이익의 증가율이 꺾이며 금융사의 순이익이 줄거나 증가율이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