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랙 쿨리뷰] 시나브로 끌려드는 케플러라는 중력

/사진=웨이크원스윙엔터테인먼트

지난 10일 케플러가 미니 4집 'LOVESTRUCK!'(러브스트럭!)을 발매했다.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마주한 아홉 소녀의 모습을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으로 담아낸 앨범이다. 디스코 펑크 장르의 타이틀곡 'Giddy'(기디)는 사랑을 깨닫게 된 소녀의 떨리고 설레는 마음을 담은 곡이다. 중력처럼 끌리는 너를 만났을 때의 강력한 뒤흔들림과 서투름, 사랑받고 싶은 솔직한 마음을 세련된 멜로디로 그려냈다.


앞선 세 번의 타이틀 곡과는 다른 이야기다. 데뷔 타이틀곡 'WADADA'를 시작으로 'Up!', 'We Fresh'까지 케플러가 꾸준히 노래했던 주제는 새로운 여정과 이를 앞둔 자신감, 당당함 등이었다. 이렇게 앞만 보고 달려왔던 케플러가 이제는 '너'라는 존재를 인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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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바뀌면서 곡이 주는 느낌 역시 변화했다. 'Giddy'는 앞선 타이틀곡들에 비해 차분하게 흘러간다.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트렌디한 멜로디, 개성 있는 보컬이 조화를 이루며 사랑에 빠진 멤버들의 모습을 편하게 풀어냈다. 타이틀곡 외에도 'LVLY', 'Back to the City' 'Why' 'Happy Ending' 등의 수록곡은 소녀의 사랑이라는 큰 주제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감정을 다채롭게 표현하며 스펙트럼을 넓혔다.


케플러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퍼포먼스는 진화했다. 앞서 엑스바디 근골격 통합 검진 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케플러의 멤버 간의 안무 오차율은 3.7%에 불과했다. 멤버들이 96% 이상의 완성도를 갖춘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Giddy'에서는 이처럼 완벽한 싱크로율과 함께 이해하기 쉬운 콘셉트로 시각적인 측면도 보완했다. 사랑을 마주한 소녀의 모습을 고양이(케냥이)에 비유해 의상, 헤어, 안무 등에 활용하며 무대의 완성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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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4세대 걸그룹 시장은 포화상태다. 케플러가 컴백한 날에도 아이브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동시에 컴백했다. 이 밖에도 뉴진스, 르세라핌, 에스파 등 많은 걸그룹들이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케플러는 소리 없이 강했다. 한국과 일본의 다양한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고 앨범 판매량, 누적 스트리밍, 뮤직비디오 조회수 등의 수치 역시 꾸준히 성과를 거뒀다.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는 속담처럼 '케냥이'로 변한 케플러는 이번에도 팬들을 끌어당길 준비를 마쳤다.


프로젝트 그룹이라는 특성상 모든 활동이 의미를 가지지만 케플러에게는 이번 활동이 더더욱 중요하다. 후속 프로그램 '보이즈 플래닛' 때문이다. 케플러가 탄생한 '걸스 플래닛'의 남자 버전인 '보이즈 플래닛'은 어느새 2화만을 남겨두고 있다. 서로가 상부상조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먼저 데뷔한 케플러가 그 기반을 잘 닦아놓을 필요가 있다.


치열한 경쟁과 남동생 그룹의 데뷔가 눈앞인 상황이 부담될 법도 하지만 케플러는 의연했다. 지난 10일 열린 쇼케이스에서 채현은 "걸그룹 분들이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데 그 흐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두 그룹 모두 행복한 활동을 마쳤으면 좋겠다"며 "'보이즈 플래닛'을 보면서 자극을 받고 있다. 방송에서 김채현 선배라는 이아기를 처음 들었는데 모두 파이팅했으면 좋겠다"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