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와 인도, '태계일주'가 그려낸 꿈의 조합

/사진=MBC

기안84와 인도. 많은 시청자들이 꿈꿨던 조합이다. 기안84는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나 혼자 산다'를 비롯해 많은 예능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확고히 정립했다. 나이가 들어가며 조금은 변화했지만 가식과 꾸며냄이라고는 볼 수 없는 솔직함과 일단은 시작하고 보는 실행력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인도는 배낭여행자의 천국이자 지옥이라는 극단적인 평가를 받는 여행지다. 인도 특유의 신비한 분위기와 우리의 시선에서 조금은 정제되지 않은 문화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주저함이 없는 기안84가 미지의 인도를 여행한다는 소식은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를 통해 남미를 둘러봤던 기안84는 또다른 험지로 향했다. 그렇다고 제작진이 막무가내로 기안84를 몰아넣은 것은 아니다. 여행지 선정에는 기안84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됐다. 기안84는 '우유니 사막을 방문하고 싶다'는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이루기 위해 남미로 향했다. 이번 여행지인 인도는 기안84가 가장 가고 싶은 장소로 꼽았던 곳이다. 본 방송 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기안84의 버킷리스트는 기차 위에 올라타 이동하기, 인도 극장에서 영화 관람하기, 인도 경찰에게 몽둥이로 맞기다. 다분히 기안84다운 소원이자 하나하나가 나름의 의미를 가진 버킷리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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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때와 마찬가지로 단출하게 가방 하나를 메고 인도로 향한 기안84는 바라나시와 갠지스강에서 여행을 시작했다. 시끄러운 경적 소리와 밤 12시가 넘어도 계속되는 웨딩 파티, 매캐한 매연 등은 기안84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기안84에게도 인도는 힘든 곳인가'라는 걱정도 들었지만, 이는 기우였음이 곧 드러났다. 기안84는 현지 문화를 따라 거침없이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고 길바닥에 앉아 현지인처럼 음식을 먹으며 곧바로 적응했다. 또한 갠지스 강에서는 현지 청년들과 수영 대결을 펼치고 강물을 한 웅큼 삼켜 그 맛까지 보며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지금까지도 기안84의 모습에 '대본이 아니냐'며 의구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도, 갠지스 강물을 마신 뒤 "물 맛 좋네"고 말하는 그의 모습을 본다면 그를 진짜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손으로 음식을 먹는 인도의 문화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식기 사용이 익숙한 우리 문화에서는 시도하기 힘들다. 또한 인도를 다녀온 많은 여행자들이 물갈이를 호소할 정도로 인도의 물은 악명 높다. 특히나 기안이 마신 갠지스 강은 인도인들이 목욕, 빨래, 심지어 장사까지 지내는 강으로 우리의 위생 관념에서는 쉽게 입에 대기 어렵다. 그러나 기안84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일단은 실행하고 보는 기안84의 모습은 남미에서 애벌레나 악어 고기를 서슴지 않고 먹는 모습이나, 핏자국만 없으면 피라냐가 물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아마존 강에 입수했던 '태계일주'의 모습과도 이어진다. 또 1박 2일에 걸친 56km의 런닝을 성공했던 '나 혼자 산다'와도 겹쳐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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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를 풀어내는 방식 역시 흥미롭다. 코로나19 팬데믹 해제 이후로 다수의 여행 프로그램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태계일주'는 기안84를 중심으로 한 리얼리티에 초점을 맞추며 차별점을 내세웠다. 편집 역시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하며 이를 강조하는 데 맞춰졌다. 여기에 우유니 사막 여행이라는 버킷리스트를 이뤄내는 과정을 통해 확실한 맺고 끊음을 보여줬다. 여행 유튜브와 지상파 방송 사이의 중점에서 서로의 장점만을 가져온 셈이다. 이번 '태계일주2' 역시 기안84의 버킷리스트를 기점으로 여행이 시작된다. 또한 제작진은 큰 틀에서의 여행을 조절할 뿐 세세한 부분은 기안84에게 맡기며 리얼리티가 강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유튜브 채널 '태계일주 베이스캠프'를 새롭게 개설하며 '태계일주2' 만의 장점을 강화하고 있다. 유튜브에는 본방송에서는 편집되거나 짧게 지나갈 장면들이 게재된다. 본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유튜브를 통해 프로그램에 더욱 깊게 몰입할 수 있다. 반대로 유튜브로 '태계일주2'를 접한 시청자들이 본방송으로 유입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제 기안84는 덱스, 빠니보틀 등과 함께 여행에 나선다. 기안84와 빠니보틀은 '태계일주'에서 남미 여행을 함께 했다. 드라마 촬영 스케줄로 불참한 이시언을 대신해 합류한 덱스는 '잘생긴 기안84'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세 사람이 보여줄 케미 역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