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쿠팡서 즉석밥 100원에 팔았다…햇반 자리 노리는 후발주자들

/사진=쿠팡 홈페이지 갈무리

쿠팡과 납품단가 협상 갈등을 빚고 있는 CJ제일제당이 네이버, 신세계, 11번가에 이어 티몬까지 반쿠팡동맹을 맺자 쿠팡이 하림과 손을 잡았다. 쿠팡은 하림의 'The 미식' 브랜드 즉석밥 3종 세트를 쿠팡에서 100원에 판매했고 수만개가 10여분만에 완판됐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하림은 자사 'The 미식' 브랜드 즉석밥 3종 세트를 쿠팡에서 1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백미밥·귀리쌀밥·오곡밥 1개씩 구성된 7100원짜리 세트다.


하림의 The 미식 즉석밥은 CJ제일제당의 햇반과 경쟁하는 프리미엄 즉석밥 브랜드로, 이날 준비한 수만개 제품이 단 10여분만에 완판됐다.

업계에선 하림과 쿠팡이 앞으로도 고객들을 위해 쿠팡과 손잡고 이 같은 특가 행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할 예정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하림이 아직 즉석밥 후발업체인만큼 아직 잘 모르는 소비자들도 많다"며 "쿠팡과 손을 잡아 더 많은 고객 샘플링 제공하고, 더 많은 구매 연결되도록 이벤트성 마케팅"이라고 했다. 쿠팡은 이 프로모션 이후로도 하림의 미식밥 상품들을 현재 반값에 팔고 있다.


앞서 11일 쿠팡은 올해 1∼5월 식품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중소-중견기업 즉석밥 제품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최고 100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중소·중견기업이 만드는 즉석국, 냉동만두도 같은 기간 60% 이상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 쿠팡은 "즉석밥 등 식품 품목을 독과점해온 대기업 제품이 빠지자 후발 중소·중견 식품 업체들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00원 마케팅'에 나선 하림의 경우, 1월부터 5월까지 즉석밥 매출은 지난해 동기대비 4760%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쿠팡 홈페이지 갈무리

이는 지난해 말부터 납품가 갈등으로 쿠팡에서 즉석밥 등 일부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는 CJ제일제당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쿠팡이 'CJ제일제당 제품이 빠진 자리를 중소-중견기업 제품으로 채워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쿠팡과 CJ제일제당의 신경전을 유통업체와 식품제조사 간 주도권 경쟁으로 보고 있다. 그 연장선장에서 여러 회사간의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이날 티몬과 손 잡고 온·오프라인 합동행사를 기획했다. 신사동 가로수길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온라인에서는 티몬의 마케팅 역량을 총 동원해 홍보하는 '올인데이'를 연다.

CJ제일제당은 네이버, 신세계, 11번가 등과 손잡과 반(反)쿠팡연대를 결성해 왔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네이버쇼핑의 '도착보장 전문관'에 입점했고, 지난 8일에는 신세계 유통 3사(이마트·SSG닷컴·G마켓)와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으로 상품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CJ제일제당은 LG생활건강, 코카콜라 등과 함께 11번가에서 '슈팅배송 연합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LG생활건강, 코카콜라도 쿠팡과 납품가를 두고 갈등을 빗고 있는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