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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장애인 고용부담금 냈는데 법인세를 또?

머니투데이
  • 이정렬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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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21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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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고용의무를 벌금으로 떼우는 기업."
"장애인 의무고용 미준수로 벌금만 억대 부담."

잊을만 하면 신문 사회면에 이런 기사가 등장한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법에 정해진 장애인 고용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납부하는 현실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어떤 취지인지 충분히 이해하지만 법률적 관점에서 엄밀히 따지면 이런 표현과 질책은 잘못됐다.

'부담금'과 '벌금'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개념이다. 벌금은 범죄인에게 일정한 금액의 지불의무를 강제적으로 부담하게 하는 형사제재로 형벌의 일종이다. 그러나 부담금은 형벌이 아니다. 부담금은 행정기관에 의해 부과되는 공법상 금전적 부담이다. 죄의 유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래서 부담금은 벌금보다는 세금에 가깝다. 물론 세금이 사전에 사용 목적이 특정되지 않은 채 국가의 일반적인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징수되는 것과 달리 부담금은 특정 목적을 위해 징수된다는 점에서 둘 사이에 차이는 있다.

이런 관점에서 다시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보면 고까운(?) 시선이 조금 달라질 수 있다. 다른 부담금의 취지와 마찬가지로 장애인 고용부담금 역시 장애인 고용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데 따른 형벌이나 제재가 아니라 장애인 고용의무를 제고하기 위해 기업 등이 나눠 부담하는 분담금이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맞추지 못한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장애인 고용률 제고에 직접 기여하진 못하지만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납부하면서 장애인 고용률 제고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셈이다.

장애인고용법에서도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초과한 기업에 정부가 고용장려금을 지급하도록 하면서 재원을 장애인 고용부담금으로 충당하도록 규정한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준수하지 못한다면 다른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장애인을 더 많이 고용할 수 있도록 재원을 내도록 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이런 취지에서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사업주가 장애인 고용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분담하는 공동갹출금'이라고 판시했다.

장애인 고용부담금의 성격에 대한 오해 때문에 그동안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법인세법상 손금(損金)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납부하면 부담금에 대한 법인세까지 내야 했던 것이다. 법인세법에서는 손금불산입 대상을 '법령에 따른 의무의 불이행 또는 금지·제한 등의 위반에 대한 제재로 부과되는 공과금'이라고 규정했다. 기획재정부는 장애인 고용부담금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봤다. 기업들은 그동안 기재부 해석에 따라 줄곧 장애인 고용부담금에 대한 법인세를 납부해왔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장애인 고용부담금이 법령에 따른 의무불이행에 대한 제재로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며 장애인 고용부담금도 법인세법상 손금산입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상급심에서도 이런 판단이 유지될지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납세자 입장에선 기존에 신고·납부한 법인세에 대해 경정청구를 해 환급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 셈이다. 고용부담금을 수백억원씩 납부한 기업도 있는데 이런 기업은 환급세액 역시 상당히 많을 수 있다. 돌려받게 된다면 어려운 시기 단비 같은 자금이 될 수 있다. 법인세 신고내역을 한번쯤 챙겨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정렬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이정렬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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