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군 인도항만서 中견제…모디 "美무장드론 구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만찬에 도착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얘기를 하고 있다. 2023.06.22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해군 함정이 인도와 맺은 해양협정에 따라 수리를 위해 인도 조선소에 정박할 수 있게 됐다. 중국과 국경 문제로 유혈 투쟁까지 벌이고 있는 인도가 중국 견제에 나선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해군을 경제협력이라는 명분으로 자국 내 영토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군사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대놓고 반발하기가 어려운 문제이지만 자국 코 앞에서 미군이 상주할 수 있어 여간 껄끄러운 문제가 아닐 수 없을 거란 지적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을 국빈방문하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극진한 환대 속에 이날 저녁 만찬을 앞두고 오전에 백악관 레드카펫을 밟았다. 모디 총리는 약 7000명의 관계자가 도열한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도착해 "오늘 백악관에서 열리는 이 성대한 환영식은 14억 인도 인구의 영광이자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것은 또한 미국에 거주하는 400만 명 이상의 인도계 미국인에게 영광"이라고 감사했다.
인도서 GE 전투기 엔진생산…마이크론 반도체 공장도 건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만찬에 초대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워싱턴 백악관으로 들어 가고 있다. 2023.06.22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바이든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이날 양국의 협력에 관한 합의를 통해 반도체와 핵심광문, 기술, 우주, 국방 협력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공급망을 다양화하는 것이 목표다. 인도와 호주, 한국 등 아시아 강대국들과 강한 우호관계를 맺어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관리하겠다는 의도다.


이날 미국과 인도가 맺은 협정 중에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전투기용 엔진 인도 현지 생산계약이 포함됐다. 인도의 방산기업 힌두스탄항공(HAL)이 기술을 이전받아 인도에서 제트 엔진을 만들고 군용 항공기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다.

여기에 미국의 해군 함정은 해양협정을 맺고 수리를 위한 목적으로 인도조선소에 정박할 수 있게 됐다. 인도 영해로 미군이 들어갈 수 있는 물꼬가 트인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적잖이 긴장할 여지가 있다. 인도는 또 미국산 무장 MQ-9B 시가디언(SeaGuardian) 드론을 구매하기로 했다. 이 비행체는 말이 드론이지 사실상 무인폭격기로 쓰인다. 이번 협력으로 인도는 중국에 비해 열세인 공군의 화력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반도체 분야에서 칩 제조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를 통해 27억 달러를 들여 인도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기지의 예상 건설지역도 모디 총리의 고향인 구자라트 주로 결정해 적잖은 선물을 안긴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이 지역에 반도체 테스트 및 패키징 유닛을 지을 계획이다. 미국은 여기에서 숙련된 인도 근로자라면 미국 비자를 쉽게 받고 갱신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미국에 부족한 제조업 엔지니어링 인력을 인도에서 숙련해 장기적으로는 부담없이 인재조달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인도는 우주 탐사에 관해 미국 주도의 아르테미스 협정에 가입하기로 했다. 인도는 또 내년인 2024년에는 국제 우주 정거장에 대한 공동 임무를 위해 미국 나사(NASA)와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군사협력을 우주방위까지 확대해 중국을 확실히 견제하겠다는 속내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