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따 대따 왕따 몰따 엉따 스따

머니투데이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집에서는 은따, 회사에서는 대따, 세상에서는 왕따인 아싸 당신! 어둑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오늘도 참새 방앗간처럼 24시간 편의점 문턱을 넘는다. 문밖 테이블에서 참참참으로 혼술한다. 편의점 알바는 제이에스 바라보듯 살핀다.

편의점에 비친 요즘 세상 풍경입니다. 혹시 편의점을 애용하지 않는 인싸여서 해석이 필요하신가요?

은따는 은근히 따돌리는 것, 대따는 대놓고 따돌리는 것
아싸는 아웃사이더, 인싸는 인사이더
참참참은 참깨라면과 참치김밥과 참이슬의 혼술 3종 세트
제이에스(JS)는 진상

찡한 소설 <불편한 편의점>에 이런 은어들이 많이 나오더군요. 어떤가요? 당신 또한 은따나 대따나 왕따 아닌가요?

모르겠다구요? 그렇다면 혹시 번번이 '따'를 당하면서도 눈치채지 못하는 '몰따'? 아니면 여기서 따 당하고 엉뚱하게 저기 가서 화풀이 하는 '엉따', 아니면 '따'에 멍들어 스스로 더 숨어든 '스따'?

이런저런 경우가 다 아니라면 당신은 마침내 인싸겠군요. 세상의 주류로 우뚝 선 인싸, 혹은 당당하게 한 자리 차지한 인싸, 혹은 가까스로 한 다리 걸친 인싸! 하지만 그런 당신 또한 '따'일 수 있습니다.

남들 보기에 그럴듯한 성공을 움켜쥐기 위해 내달리다가 내면의 나를 은근히 따돌린 은따, 또는 대놓고 따돌린 대따, 또는 따중의 따로 만든 왕따! 그러면서도 따 시킨 줄 모르는 몰따, 또는 엉뚱한 짓만 골라서 하는 엉따, 스스로 멍들어 참나를 팽개친 스따!

어둑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헛헛한 마음을 지울 수 없는 우리 모두는 어쩌면 다 따가 아닐까요? 삶의 의미는 물론 재미도 흥미도 다 잃고 외롭고 쓸쓸한 마음 가누지 못하는 은따 대따 왕따 몰따 엉따 스따! 그래서 지금 우리들의 삶이 혹시 진상들의 따따따 행진 같진 않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