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환 '퇴장'에 美 분노 "잘못된, 끔찍한 스트라이크 콜" 황당 볼판정 비판 줄어어

피츠버그 배지환(맨 오른쪽)이 28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전에서 7회 말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며 제레미 레학 주심(맨 왼쪽)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배지환. /AFPBBNews=뉴스1

황당한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하고 만 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볼 판정을 이해하지 못한 건 배지환 혼자만은 아니었다.

배지환은 28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3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서 팀의 7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 2타수 무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김하성(28·샌디에이고)과 코리안 빅리거 맞대결로 펼쳐졌다.


2회 말 무사 1, 3루 기회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배지환은 가운데 패스트볼을 공략, 좌익수 쪽 뜬공을 기록하며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배지환의 타점으로 추격을 시작한 피츠버그는 2회 3점을 올리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배지환은 3회와 5회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런데 이 삼진에는 억울한 측면이 있었다. 3회 타석에서는 2구째 시속 90.3마일 패스트볼이 높게 왔으나 제레미 레학 주심은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렸다. 이어 5회에도 3구째 패스트볼이 바깥쪽 높게 존 위로 들어왔지만, 이번에도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배지환은 그때마다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결국 '참을 인(忍)'을 세 번 새기기 전 배지환은 분노를 폭발했다. 6회 말 2사 2루 상황에서 등장한 그는 1볼에서 2구째 몸쪽 패스트볼을 지켜봤다. 중계화면상으로는 다소 깊은 쪽으로 들어온 것으로 나왔으나 이번에도 주심의 판정은 스트라이크였다. 이에 배지환은 레학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했고 곧바로 퇴장 선언이 나왔다. 배지환의 빅리그 첫 퇴장이었다. 배지환은 손가락 3개를 들어보이며 '이번이 세 번째다'는 손짓을 펼쳤다.

배지환의 7회 2구째 몸쪽 깊은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사진=중계화면 캡처

피츠버그 배지환(맨 오른쪽)이 28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전에서 7회 말 볼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후 데릭 셸튼(가운데) 감독이 심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황당한 스트라이크 판정에 이은 '적반하장' 퇴장까지 나오자 미국 현지에서도 심판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서 피츠버그를 담당하는 저스티스 산토스는 SNS를 통해 "레학 주심이 스트라이크 선언 후 배지환을 퇴장시켰다. 다소 빠른 퇴장이었다"며 심판의 판단에 아쉬움을 표했다. 미국 매체 피츠버그 스포츠 나우의 대니 데밀로도 "배지환이 빠르게 빠지고 말았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통계 분석가인 존 앤더슨은 "저런 판정을 본 적이 없다. 당장 저 심판을 강등시켜야 한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배지환에게 내려진 볼 판정에 대해 '잘못된 판정'(bad call)이라고 단언했다. 피츠버그를 다루는 팟캐스트 진행자인 코디 던컨은 "배지환은 오늘 끔찍한 볼 판정(terrible calls)을 당했고, 불만이 끓어오른다"고 말했다.

어이없는 판정 속에 배지환의 타석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밀워키전 7회 3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친 이후 그는 22타석(20타수) 연속 무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0.269였던 타율도 어느덧 열흘 만에 0.239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배지환. /AFPBBNews=뉴스1

배지환. /사진=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