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만?...나주시민이 숙덕거리는 이유

빛가람동 내 부영골프장 전경//사진=나요안 기자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나주시 빛가람동)에 조성 중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 캠퍼스 준공 일정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학교 부지를 기부했던 부영의 관련 행보가 새삼 나주지역 시민들의 입길에 오르고 있다.

최근 한전은 한국에너지공대 올해 출연 규모를 30% 줄이기로 했다. 관련 계열사들의 출연금도 같이 줄어들기 때문에 2025년까지 완료예정이던 캠퍼스 조성 3단계 공사는 일정지연이 불가피해졌다.


3일 나주시 등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에너지공대 빛가람동 건립은 부영의 기부가 결정적이었다. 부영은 2019년 보유하고 있던 골프장 부지 전체 120만㎡ 중 85만㎡를 한국에너지공과대학 설립부지로 기부했다. 앞서 부영은 빛가람동 사업시행 당시 전체 면적 736만1000m² 중 골프장을 포함해 164만여m²로 가장 많은 면적을 분양 받았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 나주시민 일각에서는 부영이 잔여부지 35만㎡에 대해 자연녹지에서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토지 용도변경을 신청하면서 의혹을 제기 했다. 학교부지 기부 당시 전남도, 나주시와 또다른 이면 협약이 있지 않았냐는 의문이었다. 시민단체가 나서 공개를 요구했고 결국 소송까지 치른 끝에 전남도와 나주시가 협약서를 공개했다. 공개된 협약서에는 '부영이 잔여부지 토지용도 변경 신청 시 전남도와 나주시가 적극적으로 돕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부영은 골프장 뿐 아니라 빛가람동에서 아파트를 지었다. 빛가람동 내 부영의 아파트 부지는 총 7 블럭에 이른다. 2, 3차는 임대, 1, 5차는 일반분양 아파트이며 이 사업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임대아파트가 부실 시공으로 말썽을 일으켰다. 거실 바닥이 들뜨고, 창틀을 통해 비가 새지만 보수공사가 제때에 이뤄지지 않아 입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했다.

결국 한국에너지공대가 최종 완공까지 순항하지 못하게 된 형국에다 부실시공 논란까지 있다보니 지역에서는 '부영만 이득 본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미 아파트 건설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고 한국에너지공대 잔여부지 역시 부영의 희망대로 용도 변경이 이뤄지면 또 한 번 고층아파트 건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부영 관계자는 이같은 여론에 대해 "회사로서는 한국에너지공대 유치를 위해 결단을 내린 일이었다"면서 "잔여 부지 역시 현재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 상황이며 이면 협의라는 것은 통상적인 협력 의사를 표한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