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확 늘리려는 日, NTT 지분 파나…"20년 걸쳐 팔아야"

/로이터=뉴스1

일본 정부가 자국 최대 통신기업 NTT의 주식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NTT의 완전 민영화를 통해 방위비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아마리 아키라 전 자민당 간사장은 전날 후지TV 프로그램에 출연해 "8월 중순부터 NTT법의 존재 의의를 포함한 논의를 해야 한다는 (당 집행부의) 의뢰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NTT 주식을) 한 번에 매각하면 주가가 폭락해 20년에 걸쳐 팔아야 한다"며 "상당히 오랫동안 안정적인 재원이 될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NTT는 1985년에 옛 일본전신전화공사를 민영화하면서 만들어진 기업인데, NTT법에 따라 정부가 지분의 3분의 1을 보유하도록 하고 있다. 국가가 정관 변경 등 중요 사항의 결정에 '거부권'을 가짐으로써 거대 자본을 가진 NTT가 경쟁을 방해하지 않고 서비스망을 유지하게끔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일본 정부의 NTT 주식 보유 비율은 34.25%로, 4조7000억엔(약 43조1455억원) 규모에 달한다.

자민당이 NTT 주식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방위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해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인 방위비를 2027회계연도(2027년4월~2028년3월)까지 2%로 늘리고, 향후 5년간 방위비로 약 43조엔(약 394조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 목표가 실현되면 일본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군사 대국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하지만 대폭 늘어나는 방위비 재원 조달 방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추가 재원을 증세로 조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여론은 물론 자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나온다. 이에 NTT 주식을 매각해 방위비 재원 일부를 충당하자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자민당은 당내에 NTT의 완전 민영화를 검토하는 팀을 신설하고, 아마리 전 간사장에게 좌장을 맡길 방침이다. 블룸버그통신은 NTT법이 개정되면 일본 정부가 도쿄메트로, 쇼코츄킨은행 등의 지분 매각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메트로와 쇼코츄킨은행의 지분을 각각 53.4%, 46.5%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