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기후정책 추진 제동...'RE100 플랫폼 구축 예산' 전액 삭감 위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경기도가 추진 중인 'RE100 플랫폼 구축' 사업 예산이 경기도의회에서 모두 삭감될 상황에 처했다. 자칫 해당 사업에 들어있던 생태계 보전부담금 135억원도 정부에 반환해야 할 판이다.

19일 경기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도시환경위원회는 지난 11일 열린 '제1회 경기도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서 도가 RE100 플랫폼 구축을 위해 편성한 175억원을 전액 삭감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로 넘겼다.


RE100 플랫폼은 경기도 전 지역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등 분산된 기후에너지 관련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볼 수 있는 '기후·에너지 데이터포털'이다.

도는 기후위기 대응 플랫폼을 국내 최초로 구축, 탄소저감 효과를 수치로 확인하면서 재생에너지 거래, 기후환경 정책 수립 등에 활용하려고 했다. 생태계 보전부담금 135억원에 도비 40억원을 더해 추진할 계획이었다.

생태계 보전부담금은 2년 안에 쓰지 않으면 국가에 다시 반환해야 한다. 도는 올해까지 이 예산을 사용해야 하지만 RE100 플랫폼 구축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보전부담금까지 반환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상임위 심의에서 김태형 의원(더불어민주당·화성5)은 "'RE100 플랫폼 구축 사업'이 추경을 필요로 할만큼 시급한가"라며 "국토교통부에서 '탄소공간지도 시스템'을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중앙정부에서 잘 만들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필요하면 경기도 예산을 투입하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인 것 같다. 175억원을 써서 경기도가 독자적으로 하겠다는 생각이 맞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예결위에서도 허원 의원(국민의힘·이천2)은 "28개 시군이 RE100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도 진행하고 있는데, 정부 사업 외 미진한 부분을 보태면 되는 것이지 경기도가 따로 추진하면 효율성이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는 기업이 RE100에 대응하려면 과학적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고, 생태계 보전부담금을 올해까지 사용하지 않으면 반납해야 하는 사정을 설명했다. 또한 국토교통부 탄소공감시스템 홈페이지에도 상세 정보는 지자체 주도로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공개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RE100 플랫폼 구축' 사업은 예결위에서 심사 중이며, 오는 21일 제4차 본회의에서 최종 심의될 예정이다.

경기도청 전경./사진제공=경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