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 걸릴 때마다 '후루룩'…운전석에서 끼니 해결한 백발의 버스기사

머니투데이

김미루 기자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한 버스 기사가 운전석에서 신호 대기 중 컵라면을 먹는 모습이 포착돼 누리꾼들이 처우 개선을 당부했다.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신호 대기 중 마을버스 기사님의 라면 식사'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지금 시각 밤 11시30분"이라며 "버스 내부에서 '후~' '후루룩' 소리가 들려 주변을 봤더니 마을버스 기사님이었다"고 썼다.

A씨에 따르면 경기도 마을버스를 모는 한 백발의 기사가 신호를 대기하는 틈을 타 운전석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기사는 신호가 멈출 때마다 한 젓가락씩 먹으면서 신호가 바뀌는지 확인했다. 신호가 풀리면 컵라면을 내려놨다가 다음 신호에 다시 들고 먹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A씨는 자신이 탑승한 장소가 회차지 바로 다음 정거장이라며 "아무래도 휴게 공간에서 라면을 가지고 탑승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을버스 (처우가) 이렇게 열악하냐"며 "마음이 좋지 않다. 버스 기사가 마음 편히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처우 개선 좀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늦은 시각 좁은 운전석에서 끼니를 겨우 해결하는 버스 기사 모습에 누리꾼들 의견은 엇갈렸다. 마을버스를 운행했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저도 김밥 주문한 거 찾아서 손님 태운 상태에서 먹으면서 운행했던 게 기억난다"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가족분들 보시면 너무 마음 아프겠다" "밥 먹을 시간도 없는 게 안쓰럽다" "화장실 가는 시간도 없다더라" 등 반응을 보였다.

그 밖에도 "요기를 때우시려는 목적으로 빵이나 김밥까지는 충분히 이해되지만, 승객들 태운 상태로 뜨거운 국물이 있고 젓가락까지 사용하는 컵라면을 굳이 운행 중 드셔야 하냐"는 누리꾼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