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70% "돈 없으면 외식 끊어야죠"…'박봉' 공무원 인기도 뚝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가구주 약 70%가 살림이 어려워지면 외식 지출부터 줄이겠다고 답했다. 밥상물가 급등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직업을 선택할 때는 응답자 40%가 수입을 우선시했다. 이와 무관치 않게 청소년·청년들의 대기업 선호도는 올랐지만 공무원을 가리키는 국가기관의 선호도는 내려갔다.

또 사회보장제도가 나빠졌다는 응답은 늘어난 가운데 국민연금·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료 부담이 무겁다는 응답은 60%에 달했다.

가구주 절반 "소득 여유 없다, 아들·딸의 계층이동 어려울 것"

통계청은 8일 이러한 내용의 '2023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전국 약 1만9000 표본 가구 내 상주하는 만 13세 이상 가구원 3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9세 이상 가구주 중 가구의 한 달 평균 생활비와 비교해 소득이 여유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13.7%다. 2년 전보다 1.8%포인트(p) 늘었다. 반대로 여유가 없다고 응답한 비중은 55.1%다. 2년 전 대비 2.8%p 줄었다.

내년 가구의 재정 상태가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년 전보다 2.2%p 증가한 25.7%였다. 이어 변화 없을 것,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각각 53.4%, 20.9%다. 2년 전과 비교할 때 1.6%p, 0.5%p 줄었다.

가구주 가운데 재정 상황이 악화된다면 외식비를 줄이겠다는 응답이 66.1%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은 △식료품비(41.7%) △의류비(40.2%) △문화·여가비(36.1%) 등의 순이었다. 고물가 여파로 외식비나 식료품 등 지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사회에서 노력한다면 본인 세대에서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26.4%로 2년 전보다 1.2%p 증가했다. 다만 자식 세대의 계층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 높다고 응답한 사람은 29.1%로 2년 전보다 0.2%p 감소했다.

본인 세대의 계층이동 가능성이 작다는 비중은 59.6%로 종전 조사 대비 1%p 줄었지만 자식 세대의 계층이동 가능성이 작다는 비중은 54.0%로 0.2%p 늘었다.

사회보험료 부담 늘었는데 보장제도 좋다는 응답↓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은 △수입(40.9%) △안정성(22.1%) △적성·흥미(13.9%)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13~34세 청(소)년들이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은 대기업(27.4%)이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공기업(18.2%), 국가기관(16.2%) 등의 순이었다. 2년과 비교하면 대기업은 5.8%p 비중이 늘었지만 공기업 3.3%p, 국가기관 4.8%p 줄었다.

특히 남성의 경우 국가기관(15.0%)을 선호하기보다 자영업(17.0%)을 원했다. 공무원 급여 수준이 적다는 인식이 적잖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일과 가정생활의 우선도를 보면 19세 이상 인구 중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2년 전보다 0.8%p 감소한 47.4%였다. 2년 전보다 일을 우선시한다는 응답은 0.9%p 증가했고 둘 다 비슷하다는 응답과 가정생활을 우선시한다는 응답은 각각 0.8%p, 0.1%p 감소했다.

사회보장제도와 관련해선 2년 전과 비교해 변화가 없다는 응답이 47.8%로 가장 많았다. 다만 좋아졌다는 응답은 42.7%로 2년 전(48.1%)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반대로 나빠졌다는 비중은 9.5%로 2년 전(5.9%)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또 매월 사회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사람 중 소득에 비해 느끼는 부담 정도는 △건강보험(57.2%) △국민연금(57.1%) △고용보험(38.3%) 순으로 나타났다. 모두 4년 전 응답 대비 1.4%p, 1.1%p, 3.3%p 늘었다.

한편 19세 이상 인구 중 69.7%가 노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준비 방법은 국민연금이 59.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노후를 위해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노후 소득지원(36.9%) △의료·요양보호 서비스(30.1%) △노후 취업 지원(21.7%) 등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