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영국과 최초로 '사이버 협력' 체결…北 자금원 차단

[런던=뉴시스] 전신 기자 =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영국 총리 관저에서 리시 수낵 총리와 한·영 합의문서인 '다우닝가 합의' 문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1.23.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리시 수낙 총리와 한영 정상회담을 가지고 영국과 최초로 사이버 안보분야 협력 문서를 체결했다. 북한의 WMD(대량살상무기) 자금원 차단 등에 공동 대응하는 동시에 정보보호 산업 발전에도 협력한다.

윤 대통령은 22일 오후(현지시간) 런던에서 수낙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양국관계의 미래 발전방안을 담은 '다우닝가 합의(Accord)'와 함께 '한·영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이는 작년에 체결한 '한-영 양자 프레임워크'에서 사이버 협력만 따로 떼서 구체화한 문서로서 그만큼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이번 파트너십은 한영 정상이 체결한 최초의 사이버 분야 협력 문서이기도 하다.


협력 문서는 서문, 협력의 범위, 상호지원, 협력체계의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 먼저 서문에서는 양 정상이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면서 개방된 사이버공간에 자유와 평화, 안전이 공존할 수 있도록 양국이 모든 역량을 함께 모을 것을 선언했다. 양 정상은 격상된 사이버협력 관계가 양국 모두의 미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임을 확인하고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로 했다.

협력의 범위에서는 △사이버 생태계와 복원력 강화 △국제 이익의 공동 증진 △악의적 사이버 위협의 탐지·와해 및 억지 등 3대 협력과제를 정했다. 양국이 정보보호 산업과 인력의 생태계 기반을 다지면서 이를 바탕으로 민·관·산·학 네트워크를 구축해 사이버 복원력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양국은 사이버 공간에서 국제규범을 준수하도록 촉구하고 해킹도구 판매 등 상업적으로 악용되는 위협정보를 공유한다. 악의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긴밀한 정보공유 체계를 구축하고 국제적 사이버위협 상황을 합동으로 분석하는 실무그룹도 신설한다. 특히 북한의 불법적 사이버 활동을 억지하기 위해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상호지원에서는 양국이 악의적 사이버공격에 대한 정보공유와 지원요청을 위한 공식채널을 가동하기로 했다. 협력체계에서는 우리나라 국가안보실(NSO)과 영국 국가안보국(NSS)이 정례협의를 통해 파트너십을 관리·감독하고 양국 외교부가 이를 실무지원하기로 했다.

[런던=뉴시스] 전신 기자 =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영국 총리 관저에서 리시 수낵 총리와 정상회담 및 한·영 합의문서인 '다우닝가 합의' 문서에 서명 등을 마친 뒤 환송을 받고 있다. (공동취재) 2023.11.23.

대통령실은 "한영 간에 사이버 협력을 양국 정상이 최초로 문서화해 체결한 것은 그만큼 사이버안보가 국가안보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 양국 정상이 인식을 같이 한 것"이라며 "또한 북한을 악성 사이버활동의 주체로 명확히 적시하고 공동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고 랜섬웨어 등 국제적 사이버위협 상황을 합동 분석하고 배후 규명에 노력하며 양국간 사이버 훈련 상호 참가 등 실행력을 담보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영 사이버 협력은 국내 민간기업의 사이버 기술 발전을 촉진하고 영국의 보안시장 접근 기회가 확대되는 등 양국의 호혜적인 이익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아울러 파이브아이즈(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5개국의 정보 동맹) 국가들과 사이버안보 협력 네트워크 구축의 가교가 될 수 있다. 앞으로 호주 등 다른 우방국들과 협력 추진에도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