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기적 신화' 재일교포 3세, 결국 KBO 리그 떠난다... 병역 문제 해결 불발... 롯데 문경찬 등 5명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

롯데 안권수(오른쪽)와 김민석.

롯데 안권수가 10월 11일 롯데 자이언츠의 홈 최종전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롯데 안권수.

'99순위 기적 신화' 안권수(30)가 롯데 자이언츠를 결국 떠난다. 롯데는 안권수와 투수 문경찬(31)을 포함해 5명을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롯데 자이언츠는 26일 "투수 문경찬, 외야수 안권수, 박형준(22)과 육성선수 정대혁(24), 엄태호(22)를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재일교포 3세' 안권수가 결국 한국 무대를 떠날 전망이다. 일본 타카사초-일본 키시중-일본 와세다실업고-일본 와세다 대학교를 졸업한 안권수는 지난 2020년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 전체 99순위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입단 계약금은 3000만원. 입단 전부터 콘택트 능력과 스피드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면서 일본 프로야구 무대 입성을 노렸지만, 한국 무대를 노크했고, 두산으로부터 기회를 얻었다.

안권수는 입단 첫해인 2020시즌 당시 두산 사령탑이었던 김태형 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신임 속에서 68경기를 출장했다. 주로 대주자와 대수비 역할로 나선 안권수는 타율 0.270(37타수 10안타) 3타점 10득점 2도루 2볼넷 5삼진 장타율 0.270, 출루율 0.300의 성적으로 데뷔 시즌을 치렀다.

다만 당시 두산 외야는 김재환과 정수빈, 박건우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버티고 있었다. 안권수가 좀처럼 주전 자리를 꿰차는 건 쉽지 않아 보였다. 이듬해인 2021시즌에는 87경기에 나서 타율 0.238(42타수 10안타) 4타점 10득점 3도루 3삼진 장타율 0.286, 출루율 0.289의 성적을 거뒀다.


2022시즌에는 당시 주전 우익수였던 김인태가 부상을 당하는 상황 속에서 선발 출장의 기회를 잡았다. 더욱 많은 타석에 서며 기회를 받았다. 7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7(239타수 71안타) 20타점 43득점 3도루 26볼넷 40삼진 장타율 0.343, 출루율 0.368의 성적을 찍으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롯데 안권수.

그런 안권수에게 변화가 찾아온 건 2023시즌이었다. 두산은 2022시즌을 마친 뒤 안권수에게 방출 통보를 전했다. 두산이 보류 선수 명단에서 안권수의 이름을 제외한 가운데, 그에게 손을 내민 구단은 바로 롯데 자이언츠였다. 당시 롯데는 "안권수가 팀 외야진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해 영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안권수는 커리어 4시즌 동안 가장 많은 95경기에 출장했다. 또 309타석에 서면서 268타수 72안타(타율 0.269)로 가장 많은 타수와 안타를 기록했고, 홈런도 2개나 터트렸다. 29타점과 42득점과 함께 도루도 16개나 올리며 빠른 발을 자랑했다. 30볼넷 40삼진, 장타율은 0.321이었으며, 출루율은 0.341의 성적을 마크했다.

1993년생인 안권수는 올해로 만 30세가 되면서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KBO 리그에서 계속 활동하기 위해서는 군 복무를 마쳐야 했으나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으로 인해 군 입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안권수는 2023시즌 홈 최종전을 마친 뒤 팬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채 뜨거운 눈물을 쏟기도 했다. 결국 안권수와 롯데의 동행은 그렇게 막을 내렸고, 그는 지난달 한국을 떠나 일본으로 향했다. 최근에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이 열린 도쿄돔을 찾아 한국의 경기를 관전하기도 했다.

롯데 안권수.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안권수(오른쪽).

(왼쪽부터) 손성빈, 김민석, 안권수, 윤동희가 지난달 11일 홈 최종전 후 촬영에 임하고 있다.

롯데 안권수(오른쪽).

한편 투수 문경찬도 방출의 아픔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부천북초-동인천중-인천고-건국대를 졸업한 문경찬은 2015년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제 22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 계약금 1억 1000만원을 받을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다.

문경찬은 입단 첫해인 2015시즌 8경기에 출전해 1승 3패 평균자책점 9.76을 마크한 뒤 상무에서 군 문제를 해결했다. 이어 2018시즌 KIA로 복귀해 32경기에 등판,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4.72의 성적을 남겼다. 그가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친 건 2019시즌이었다. 당시 KIA의 클로저로 54경기에 출전해 1승 2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31의 화려한 성적을 남기며 KBO 리그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그해 55이닝 동안 45피안타(2피홈런) 10볼넷 50탈삼진 9실점(8자책)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문경찬의 입지에 변화가 생긴 건 2020시즌이었다. 그해 8월 KIA는 투수 문경찬과 박정수를 NC로 보내고 투수 장현식과 내야수 김태진을 받는 2: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시 NC가 불펜진의 보강을 위해 이뤄졌던 트레이드였다. 그런데 NC로 이적한 뒤 2019시즌의 모습을 좀처럼 찾지 못했다. 2020시즌에는 56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 10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5.02의 성적을 올렸고, 2021시즌엔 35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4.94를 마크했다.

이어 2021시즌 종료 후 문경찬은 또 한 번 팀을 옮겼다. 바로 NC의 낙동강 라이벌 롯데 자이언츠. 당시 NC가 FA(프리에이전트) 손아섭을 영입하면서 보상 선수로 문경찬을 지명했다. 롯데는 뜬공 유형의 문공찬이 넓어진 사직야구장을 홈으로 쓰면 불펜 투수로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2022시즌 37경기에서 1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5.80으로 흔들렸고, 2023시즌에는 1군 무대 단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27.00의 성적만 남긴 채 롯데 자이언츠를 떠나게 됐다.

롯데 문경찬.

롯데 문경찬.

한편 우투우타 외야수 박형준은 신매초(경산시리틀)-대구중-대구고를 졸업한 뒤 2021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전체 58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전신)의 지명을 받은 뒤 올해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7월 12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는데, 1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올해 25경기에서 타율 0.250(84타수 21안타) 2홈런 13타점을 마크했다.

양덕초-마산중-김해고를 졸업한 우완 투수 정대혁은 2021년 롯데 자이언츠에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 퓨처스리그에서 2022시즌과 2023시즌 두 시즌 동안 41경기에 등판해 5승 4패 5홀드 평균자책점 4.91의 성적을 거뒀다. 77이닝 동안 82피안타(13피홈런) 24볼넷 4몸에 맞는 볼 62삼진 47실점(42자책).

도신초-영남중-장충고를 졸업한 우투좌타 외야수 엄태호는 2020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전체 54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입단 계약금은 6000만원. 퓨처스리그에서는 2020시즌부터 163경기에 출장해 타율 0.215(414타수 89안타) 3홈런 52타점 49득점 20도루 39볼넷 105삼진 장타율 0.290, 출루율 0.284를 기록했다.

한편 롯데는 2024시즌을 앞두고 박준혁 신임 단장과 김태형 신임 감독 체제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수석코치는 김민재 코치가 맡으며, 벤치코치에 김광수 코치, 투수코치에 주형광 코치, 불펜코치에 권오원 코치, 타격코치에 김주찬 코치, 타격 보조코치에는 임훈 코치가 각각 부임했다. 내야 수비 코치는 김민호 코치, 외야 수비코치는 유재신 코치, 작전 및 주루코치는 고영민 코치, 배터리 코치는 정상호 코치가 각각 자리했다. 김용희 감독이 퓨처스(2군) 팀 지휘봉을 새롭게 잡은 가운데, 임경완(투수코치), 이재율(불펜코치), 이병규(타격코치), 이성곤(타격 보조보치), 문규현(내야 수비코치), 김평호(작전 및 주루코치), 백용환(배터리코치) 코치가 퓨처스 팀 코치를 맡는다. 또 김현욱(투수코치)과 조무근(드라이브라인), 나경민(타격코치) 코치가 잔류군에서 역할을 수행한다.

김태형(가운데) 롯데 자이언츠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