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뛰어드는 조각투자 시장, 사업자 갖출 기본 요건은?

조각투자 사업을 희망하는 사업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정부가 빌딩·저작권 같은 비금전신탁 수익증권(신탁수익증권)에 대한 기초 요건을 마련해 공개했다. 조각투자 사업자가 갖춰야 할 기본 원칙을 제시해 사업자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신속한 심사 진행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가이드라인을 지난달 혁신금융위원회와 전날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논의를 거쳐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신탁수익증권의 기초자산에 대한 핵심 요건과 조건을 제시했다. 사업자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 신속한 심사진행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각투자 사업자는 원칙적으로 기존 제도화된 투자기구를 우선 활용해야 한다. 단 이를 활용하기 곤란한 경우에 한해 금융혁신법에 따른 규제 특례를 적용받아 자본시장법상 신탁수익증권을 발행하는 '보충성의 원칙'을 적용한다.

금융위는 이 때 가이드라인을 통해 신탁 재산이 갖출 요건을 정비했다. 먼저 신탁수익증권 발행인이 신탁재산의 가치평가(측정)를 거쳐 발행조건(발행가격, 수량 등)을 산정해야 하고 투자자도 신탁재산 가치평가 결과를 명확히 알 수 있어야 한다.


기존 유통시장에서 취득이 가능한 신탁수익증권으로 그 투자형태만 바꾸고 기존 법체계를 우회하면서 투자자를 유인하는 행위 등은 허용 불가다. 가령 공모펀드를 통해 이미 투자가 가능한 자산이거나 대상 자산이 법령상 일반투자자가 투자할 수 없는 자산인 경우(사모펀드 등)는 허용되지 않는다.

자산의 처분이나 취득 때 외국정부의 인·허가가 필요한 경우나 자산처분 관련 일련의 절차 등이 외국법의 적용을 받아 원금 회수에 지장이 생길 수 있는 경우도 허용되지 않는다. 해외 자산을 조각투자 형태로 바꾸려 할 때도 외국법이 아닌 국내법 적용을 받아야 한단 얘기다.

또 복수재산은 단독으로 투자하는 게 어려워 나눠 투자한다는 조각투자의 취지와 배치되고 처분이 어려울 수 있어 단일재산만 허용된다. 개발 예정 토지나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 등 불확정 사건과 연관돼 있는 사업을 신탁하는 것도 허용이 안 된다.

금융위는 심사 때 금융시장 안정이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지 않았는지도 살펴볼 계획이다. 가령 부동산 정책(LTV·주택담보대출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과 연계돼 있는 주거용 주택 등의 유동화 시도나 카지노 같은 사행성 산업 등의 기초자산은 허용될 수 없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혁신금융사업자가 신탁수익증권 관련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신청을 하는 경우 혁신위의 중점 심사 기준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고영호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최소한의 원칙을 제시함으로써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갖추고 사업자들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심사도 좀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금융위는 향후 신탁수익증권 제도화를 위해 현재 발의된 자본시장법 개정안 국회논의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제도화를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