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배출 투명페트도 재생원료로 쓴다…정부 재활용 기준 마련

코카-콜라사는 재생 플라스틱을 10% 사용한 재생 페트(r-PET) 제품 ‘코카-콜라 재생 보틀’을 출시했다고 31일 밝혔다. 국내에서 사용된 후 분리배출된 페트병을 환경부 기준에 따라 물리적 가공 후 식약처로부터 식품용기 제조 허가를 받은 재생 페트 10%가 함유된 제품이다. 배달음식과 함께 제공되는 업소 전용 제품으로 선보인다./사진제공=코카콜라

정부가 식품용기 재생원료로 쓰이는 투명페트(PET)병의 재활용 기준을 마련했다. 별도 수거한 투명페트병만 재생원료로 쓰이던 이전과 달리 다른 플라스틱과 섞여 배출한 투명페트 역시 기준을 충족하면 재생원료로 쓰일 전망이다.

환경부는 24일부터 20일 동안 투명페트병을 원료로 하는 식품용기용 재생원료의 공급 기반 마련을 위해 '식품용기 사용 재생원료 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고 23일 밝혔다.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방법은 플라스틱을 수거해 '세척-분쇄- 용융' 후 새 제품을 만드는 물리적 재활용과 폐플라스틱에서 열분해유와 플라스틱 원료인 납사(나프타)를 추출하는 화학적 재활용으로 나뉜다.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2년 플라스틱의 물리적 재활용 기반마련을 위해 투명페트병을 식품용기인 투명페트병의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재생원료 식품용기에 대한 안정성 우려가 있는 만큼 고품질 플라스틱인 페트에 대해 물리적 재활용을 허용하고 별도 수거된 투명페트병만 식품용기용 재생원료로 제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선별시설과 재활용 시설도 식품용기용으로 지정된 시설에서만 제조하도록 하는 등 기준을 엄격히 했다.

하지만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별도로 수거한 투명페트양이 연간 전체 출고량의 7.5%에 불과하고 재생원료 가격이 신제품 원료보다 비싼 점 등 재활용 시장 활성화가 더디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환경부는 이번 개정안을 마련해 다른 재질의 플라스틱과 혼합수거된 투명페트병도 원료로 쓸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혼합수거된 투명페트병을 재활용하는 경우에는 △뚜껑 및 라벨 제거 △1차 광학선별 △파쇄 △비중분리 △3회 이상 세척·탈수 △열풍건조 △2차 광학선별 △먼지제거 △금속선별 등 표준화된 과정과 운영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별도 배출한 투명페트와 달리 이물질이나 다른 원료가 섞일 수 있는 만큼 선별과 세척 기준을 강화한 셈이다.

재활용 업체는 재생원료가 식품용기용 재생원료 품질기준을 충족시키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공인시험분석기관의 품질 결과를 월 1회 제출해야 한다. 이밖에 무인회수기를 통해 수거된 투명페트병을 별도 수거된 투명페트병으로 인정하는 등 관련 기준을 명확히 했다.

유승광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혼합수거된 투명페트병을 선별하여 재생원료를 생산하는 것을 허용하더라도 국민건강 보호를 위해 안정성 확보가 필수적이다"라며 "환경부-식약처가 마련한 2중 검증체계가 잘 지켜질 수 있도록 기준 준수 여부 점검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