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칼바람에 떠는 프랜차이즈..."가맹점주 乙 아니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27일 서울 시내의 한 맘스터치 매장. 2023.10.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정거래위원회의 칼바람에 프랜차이즈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간의 불공정 거래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는 공정위가 점차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조사 선상에 오른 기업들은 불안에 떨면서도 공정위가 '가맹점주=피해자'로 보는 일방적 시선이 불편하다는 반응이다.

4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공정위가 패스트푸드 전문점 맘스터치 가맹본부에 제재를 가한 것을 계기로 프랜차이즈업계 사정 바람이 본격화됐다는 반응이다. 공정위는 맘스터치 본사가 가맹점주 단체 활동을 주도한 황모씨에 대해 가맹계약을 부당하게 해지했다며 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7월부터 치킨 등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200곳을 대상으로 필수품목 실태조사를 시작한데 이어 12월 일부 프랜차이즈에 대한 직권조사 계획을 발표한 이후 최근 조사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는 분위기다. 거론되는 곳은 치킨 프랜차이즈 bhc를 비롯해 버거킹, 투썸플레이스 등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사모펀드가 인수한 후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납품단가를 인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사 대상에 올라있는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가 임박했다는 소문이 흉흉하다"며 "명단이 공개된 이상 조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뚜레쥬르'도 공정위가 들여다보고 있다. CJ푸드빌이 가맹점주와 계약해지 문제로 대법원까지 소송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를 정보공개서에 등록하지 않았다며 가맹점주가 공정위에 신고한 내용이다. 공정위는 조만간 CJ푸드빌에 대한 처분을 결정할 예정이다.

프랜차이즈업계는 가맹본사와 가맹점주간의 갈등에 대해 사건을 들여다보기도 전에 가해자와 피해자로 확정하는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맹본사는 무조건 갑(甲)이고 가맹점주는 을(乙)로 판단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A프랜차이즈 기업 관계자는 "가맹본사는 브랜드 품질유지를 위해 필수품목을 지정하지만 일부 가맹점주는 본사 공급가보다 싼 저급 식자재를 몰래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브랜드 평판 악화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다른 가맹점주에게 피해가 전이될 수 있어 엄격한 관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B프랜차이즈 기업 관계자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판매하는 가맹점주를 적발해 계약을 해지했더니 여러 명분으로 공정위에 신고를 했다"며 "수천 수백개의 가맹점을 규정에 맞게 관리하는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보니 절차상 실수가 나오기도 한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