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행정수도 대규모 공습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4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팔레스타인 임시 행정 수도)에서 이스라엘 군인이 공습 중 위치를 잡으며 무기를 조준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이스라엘군이 3일 늦은 오후(현지시간)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임시 행정 수도 라말라를 수년 만에 최대 규모로 습격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여파로 난민캠프에 있던 10대 소년이 숨졌다고 4일 전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이 암아리 난민캠프를 급습하면서 16세의 무스타바 아부 샬박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통신사 와파(WAPA)는 "이스라엘군이 캠프를 습격하는 와중에 팔레스타인 청년들에게 실탄이 발사되면서 대치가 벌어져 아부 샬박이 목과 가슴에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보안군이 암아리 난민캠프에서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던 중 폭동이 발생, 군인들에게 돌과 휘발유 폭탄을 던졌고 군인들이 이에 실탄으로 대응했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국경 경찰관은 이 과정에서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해당 캠프에서 6시간에 걸친 긴 작전을 끝에 2명의 용의자를 체포했고, 다른 용의자들을 심문하는 한편 "하마스가 유포한 선동 자료"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이스라엘군이 수십대의 군용 차량을 이끌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본부가 있는 라말라로 들어왔다고 전했다. 마흐무드 압바스 대통령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서안지구 일부에 대해 제한된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와파에 따르면 이와 별도의 서안지구 공습에서는 나블루스 남쪽의 부린 마을에서 10세 소년이 총을 맞아 사망했다. 의료 소식통은 통신에 이스라엘 군인이 소년의 머리에 총을 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전쟁 이후 서안지구에서는 폭력 사태가 급증하고 있다. 정착민과 이스라엘군 사이의 대치로 최소 400명이 사망했다. 팔레스타인 외교부는 이스라엘 점령 당국이 급습, 구금, 이동 제한 등의 조치로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삶을 "견딜 수 없는 지옥"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는 서안지구를 "폭력과 무정부 상태"로 빠뜨릴 "심각한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을 옹호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클럽의 툴캄 지부를 이끄는 이브라힘 하마르셰는 로이터통신에 "그들(이스라엘군)이 캠프에 들어갈 때마다 이전보다 더 많은 것을 파괴한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이스라엘군이 하룻밤 사이에서안지구 전역에서 공습을 벌여 최소 55명의 팔레스타인인을 구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