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 직접 챙긴 尹…"농산물 중심으로 특단의 조치"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3.18.

윤석열 대통령이 장바구니 물가를 안정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거론했다. '금(金) 사과'로 대표되는 농수산물 물가 상황이 심상찮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제한 없는 할인 지원, 할당관세 품목 확대, 시장 교란행위 엄단 등에 전방위 대응에 나선다.

윤 대통령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과일, 채소 등 장바구니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민생경제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를 내릴 수 있도록 농산물 중심으로 특단의 조치를 할 것"이라며 "농산물 가격이 평년수준으로 안정될 때까지 기간, 품목,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고 납품단가와 할인지원을 전폭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당한 기간 높은 가격이 예상되는 사과와 배는 파격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사과, 배 수요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해외에서 수입하는 과일과 농산물 또는 가공식품에 대한 할당관세 품목을 대폭 확대하고 물량도 무제한으로 풀겠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1% 상승했다. 지난 1월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온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랐다. 사과(71%), 귤(78.1%) 등 과일 물가가 많이 올랐고 국제유가 상승세도 심상찮다.


윤 대통령 역시 장바구니 고공물가를 이끌고 있는 사과를 직접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사과 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정부의 가격 안정 지원들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히 현장을 확인하고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지난 15일 1500억원 규모의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을 투입했다. 수입과일 공급 확대를 위해선 관세인하 품목을 현재 24종에서 29종으로 늘린다. 추가되는 관세인하 품목은 체리, 키위, 망고스틴 등이다.

윤 대통령은 물가 교란 행위에 대해서도 "과도한 가격인상 담합과 같은 시장교란행위와 불공정행위로 폭리를 취하는 경우가 있다면 엄정히 대응하겠다"며 "민간에서도 원재료 비용 하락 부분을 가격에 반영하고 효율을 높여서 물가안정에 함께 노력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발간된 '농산물 유통분야 시장구조 실태분석' 용역보고서를 다시 검토 중이다. 보고서 연구진은 농산물의 유통구조가 복잡해 유통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하고 도매시장법인 지정 등 규제로 시장 진입장벽과 이에 따른 담합 등 문제가 발생할 우려를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언급한 만큼 정부는 2%대 물가 조기 안착을 위해 가용 정책을 총동원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경제지표 중에서 국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걱정을 가장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국제유가 불안이 지속된다면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의 추가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식품 가격도 원가 하락분이 가격에 반영되도록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식품 원료 관세 인하 등 부담 경감을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