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다음주 면허 정지…의협 "대형 로펌 선임, 소송으로 대응한다"

박명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조직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전공의 집단 사직 공모 혐의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시스

박명하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이 경찰 조사에 출석하며 "정부가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 처분에 나설 경우 대형 로펌 등을 선임해 끝까지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22일 오전 10시 박 위원장을 소환했다. 지난 12일, 14일, 18일과 20일에 이은 다섯 번째 소환조사다.


박 위원장은 이날 경찰 조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경찰이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조사가 길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모든 증거자료를 수집했다고 생각하는 듯하지만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본다"며 "직접적인 증거가 있다면 수사는 5차까지 이어지지 않고 조기에 종료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하고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다음 주부터 면허 정지 처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 위원장은 "의협 비대위는 행정소송과 집단 소송 등을 통해 전공의들을 끝까지 보호하겠다"며 "대형로펌 등을 선임해 선도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답했다.

정부는 지난 20일 의대 정원 증원 수를 대학마다 확정해 발표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의사들이 보기에 2000명을 적당히 나눠 배정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특정 지방대의 경우 정원의 3~4배에 달하는 증원이 이뤄져 의학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지, 제대로 된 의사가 양성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은 정권 지지율 상승과 총선 승리를 위해 나온 표퓰리즘 정책"이라며 "4월10일 의료계도 올바른 정책을 시행하는 정당을 뽑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앞서 4차 조사를 마친 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수 확정 발표에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당시 그는 "(정부의) 군사정권식 폭거를 용납할 수 없다"며 "13만 의사들을 위해, 미래를 잃어버린 한국 필수 의료를 위해,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을 위해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정의로운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 위원장은 구체적인 투쟁 방법에 대해 "오는 24일 오후 2시 열리는 의협 비대위 회의에서 의료계가 동참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해당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은 국민들과 기자들에게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