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 CXL 선점 경쟁…국제무대 존재감 과시

머니투데이

유선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CXL(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했다. 양사는 올해 CXL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한다는 목표로 잇달아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석해 자사 기술을 선보이는 한편 새로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는 30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CXL 컨소시엄 개발자 콘퍼런스'에 참석한다.

인텔이 주도하는 비영리단체 'CXL 컨소시엄'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시스템 메모리 확장', 'CXL 메모리 모듈 활성화' 등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이 행사에서) AI 혁신을 위한 최신 CXL 메모리 기술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CXL은 CPU(중앙처리장치)·GPU(그래픽처리장치)·메모리 등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표준화 인터페이스(Interface)다. 이론상 D램 용량을 무한대로 늘려 대량의 데이터 처리에 대응할 수 있어 AI(인공지능)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말 미국에서 열린 글로벌 반도체 학회 '멤콘(MEMCON) 2024'에서 각각 CXL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는 멤콘에 앞서 미국에서 열린 'GTC 2024'에서도 자사 CXL 기술을 소개했다.

두 회사가 CXL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CXL 시장은 아직 개화 단계지만 업계는 AI 수요 증가 등 영향으로 2028년에는 CXL 시장 규모가 15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하는 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한발 뒤처진 삼성전자로선 CXL 시장에서 만큼은 선두를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CXL 기술 개발을 지속하는 한편 올해 내 실적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룬다는 목표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CXL과 PIM(프로세싱인메모리)은 다양한 고객과 협의해 실제 적용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곧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중 DDR5 기반 96GB(기가바이트)·128GB CXL 2.0 메모리 솔루션 제품의 고객 인증을 완료하고 하반기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