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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숙의경영코칭]승진 안시키는 이유

고현숙의 경영코칭 고현숙 한국코칭센터 부사장 |입력 : 2004.11.19 17:30|조회 : 10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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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많은 부모들처럼 나도 아이를 키우면서 더 좋은 것을 갖춰주고 더 많은 체험을 주려고 애써왔는데, 어느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풍족한 환경이 아니라 결핍의 경험이 아닐까.'

부족한 게 있어야 갖고 싶다는 강력한 욕구도 샘솟고 갖기 위해 애써 노력하지 않느냐는 얘기다.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분투할 것이고, 얻었을 때의 기쁨도 대단할 것이다.

우리가 수학여행에 그렇게 흥분했던 것은 여행경험이 거의 없었던 탓이었다. 혹은 수학여행비를 쉽게 내줄 수 없어 애를 태운 부모님 덕분일수도 있고. 도서관과 친구 집을 기웃거려 손에 잡은 그 책을 밤새워 반복해 읽은 이유도 책장에 꽂아두고 아무 때나 뽑아 읽을 여유가 없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헝그리 정신. 한국 권투가 한때 세계 타이틀을 몇 개나 보유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헝그리 정신 때문이라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이제는 먹고 살만해져서 권투가 흥행이 안 된다는 말이 따라 붙었던 것 같고.

조직에서도 헝그리 정신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경영자가 종종 있는 것 같다. 몸소 근검 절약을 실천함으로써 모델이 되는 훌륭한 CEO들도 있다. 시가 총액으로 우리나라 증시 전체보다 규모가 크다는 한 글로벌 기업의 CEO는 맥도널드 햄버거 쿠폰을 모아두었다가 직원들에게 점심을 그것으로 사주기도 한단다. 대단한 분이다. 이런 정신이 기업 경영 곳곳에서 남다른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정서적인 면에도 헝그리 정신을 찾는 경우다. 어느 CEO는 직원들 직급 문제에 대한 집착이 대단하였다. 보통 그 경력이면 과장을 해야 하는 직원에게 꼭 대리를 붙여준다. '우리 회사에선 다른 기업보다 한 직급 아래가 표준'이라는 방침을 공공연히 표방하였다.

이유인즉, 그래도 'ㅇㅇ기업에서 과장 소리 들으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하는 일종의 자질론이었다. 나름대로는 엄격하게 관리한다고 했지만 직원들 사기를 저하시키는 요인일 뿐이었다. 결핍감.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은 건설적인 의욕으로 작용하기 보다, 기회 있으면 나를 인정해 줄 회사로 옮겨 가야겠다는 마음을 돋게 하였다.

직원들 자꾸 칭찬해주면 '정말 자기 주제 파악 못하고 잘난 줄 알까 봐서…' 칭찬을 아끼게 된다는 상사들도 의외로 많이 있다. 역지사지. 본인에게 대입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알 텐데…. 안타까운 일이다. 결국 문제는 본인은 전혀 헝그리하지 않고 또 그럴 의사도 없으면서 직원들에게만 헝그리 정신을 강조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결핍이 필요한 것 같다는 내 생각은 일견 맞는 듯하였다. 그런데 얼마 후에 정신과 의사인 후배와 얘길 나누다가 아이들이 겪는 정신적 결핍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말을 들었다. 어릴 적 아이들이 부모의 애정이나 관심 등에서 정서적 결핍이 심한 경우 식탐이나 심지어 도벽 등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음식이나 돈은 부모의 사랑을 나타내는 상징물이라는 설명을 듣자니 가슴이 아파왔다. 무슨 기준으로 결핍과 풍요를 나눌 것인가. 따져보면 우리 아이들도, 부모가 집에 오지 않은 이른 저녁시간의 결핍을 이미 충분히 겪고 있지 않나 말이다.

주관적인 잣대로 헝그리한 환경을 만들려다 보면 직원이나 자녀를 조작적으로 보게 될 위험이 있다. 신뢰라는 정서적인 기초가 형성되어야, 그것이 추진력이 되어 헝그리 정신을 건설적인 의욕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Helen@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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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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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helong  | 2004.11.25 11:58

글쓴이께서는 신뢰가 있어야, 추진력이 생기고 그것이 건설적인것으로 전환된다는 무의미할 정도의 상식으로 글을 마무리 하십니다. 오히려 또 다른 상식적 이야기 가 더 설득력이 있을듯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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