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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재계의 화해' 먼저 챙겼으면...

성화용의인사이드 성화용 기자 |입력 : 2005.04.08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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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호 회장 2기 체제가 시작된 전국경제인연합회에 기대와 걱정이 엇갈리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열심히 돕겠다"고 약속하고 최태원 SK회장과 김준기 동부회장이 회장단에 들어오면서 전경련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관료출신인 조건호 부회장과 하동만 전무(내정)를 영입하고 강 회장 스스로도 목소리의 톤을 바꾸면서 전경련의 색깔도 바뀌는 듯 하다. 강 회장은 의욕적이고 사무국은 긴장하고 있다.

이대로 전경련의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며 기다려도 되는걸까. 지난 몇 년간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었던 그 전경련이 재계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지속에 기대하는 방향으로 달라질 것인가. 이에 대한 재계 일반의 시각은 생각보다 훨씬 더 냉담하고 건조하다.

우선 "정부와 더 이상 대립하지 않겠다"는 강 회장의 연임 일성이 지금도 재계 리더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무슨 뜻인지는 안다. 물론 재계와 정부가 사사건건 마찰을 빚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장이 공식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우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건 아무래도 어색해 보인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전경련은 공익단체가 아니며 정부와 대중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건 전경련의 본질적인 역할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굳이 싸움을 만들 필요는 없지만 정책방향이 재계의 '정당한 이익'을 침해하는 쪽이라면 당연히 부딪쳐야 한다는 게 재계의 여론이다.

전경련이 그동안 재계로부터 외면당했던 건 '지나친 선명성이나 과격한 대정부 투쟁' 때문이 아니라 '어설픈 대응과 취약한 전투력' 때문이었다.

재계 원로들이 삼고초려 하면서까지 이건희 회장을 전경련 회장으로 모시려 했던 까닭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전경련에 힘을 싣기 위해서였다. 무엇이 전경련의 힘을 키우는 지는 모두가 안다.

이 회장이 "전경련 회장 하는 것 보다 더 열심히 돕겠다"고 하고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꼭 회의에 참석하겠다(결국 사정상 불참했지만)"고 말한 것도 전경련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강신호 2기 전경련의 가장 중요한 숙제는 정부와의 화해가 아니라 '멤버'들의 참여를 늘려 목소리에 힘을 담는 일이다. 정몽구 회장과 구본무 회장을,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을 전경련 안으로 끌어들이는 일 만큼은 강회장이 새 임기동안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말 뿐이 아니고 실제로 삼성, 현대차, LG, SK그룹 등을 전경련의 핵심 회원으로 활동하도록 하는 작업. 이게 바로 강 회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보면 전경련 회장 자리의 고단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듯 하다. 이게 대정부 관계에 비해 10배쯤 중요하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정부와의 관계는 이 문제만 해결되면 저절로 풀리는 부수적인 항목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강 회장은 메이저 그룹의 총수들에 비해 전경련 회장으로 더 적역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재계의 참여와 화해를 끌어내는 건 오히려 '비실세'가 하는 쪽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조건호 부회장과 하동만 전무 내정자의 역할도 그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 강 회장이 '메이저'들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다독거리며 총의를 모으는 '재계의 어머니' 역할을 하는 동안 사무국 운영은 물론이고 정부와의 협의와 대화, 어지간한 대외 행사들은 모두 상근부회장과 전무의 몫으로 남겨질 수 밖에 없다.

회장과 부회장·전무가 이렇게 역할 분담을 해줘야만 '관료 출신'을 선택한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전경련은 주 1회꼴의 세미나와 심포지엄, 그 2~3배쯤 되는 리포트와 대정부 건의문을 냈지만 재계의 동지들로부터는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월례 회장단 희의에 메이저 총수들이 두세차례 씩만 나와주면 그걸로 전경련의 입지도, 역할도 달라진다. 강회장 2기 체제의 전경련에 거는 기대와 우려는 이 한가지에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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