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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칼럼]위험한 부동산투기전쟁

강호병칼럼 머니투데이 강호병 금융부장 |입력 : 2005.05.09 12:24|조회 : 14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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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가장 많이 쏟아져 나온 대책, 가장 많이 이랬다, 저랬다 한 대책, 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책, 가장 근시안적이란 비난이 많은 대책… 바로 부동산 안정대책이다. 늘 목표를 가격안정에 집중한 채 대책을 전투적으로 전개하는 이 분야만큼 경제성장이나 시장원리가 훼손될 위험이 큰 곳도 없다.

 최근 서울 강남과 판교 충청권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가격이 들썩이자 대책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보유세 양도소득세 부과 강화 등 세금, 개발지역 토지거래허가제 등 면허, 국세청의 세무조사 등 행정조치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단이 총동원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이라는 선전포고를 한 후 마치 무엇을 징발하듯 마구잡이로 쏟아내고 있다.

 출시되는 부동산대책이 우리 나라의 중심적 경제체제인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라는 틀 속에서 수용될 수 있는지 최소한의 고민도 찾아보기 힘들다.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인 재산권도 있는 둥 마는 둥 취급되는 것같다. 여기에는 "부동산 투기이익을 모조리 환수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라"는 등 노 대통령의 거듭된 주문에 따른 영향이 클 것이다.

경제정책에 전쟁개념이 들어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전쟁이니 헌법과 법률을 따지고 자시고 할 것도 없고 이기기 위한 술수만 쏟아내면 된다. 서울 강남 재건축과 관련해 이미 재건축 승인이 났다고 해도 재검토해서 보류할 수 있도록 한다거나 고층 재건축은 아예 불가능하게 만들겠다는 발상은 재산권과 경제주체의 경제행위 과정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버리는 `조폭'과 같은 생각이다.

그리고 보유세 강화는 어디까지나 시세에 따른 과세라는 조세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수단으로서 기능해야지 그 자체가 투기억제의 주수단이 돼서는 곤란하다. 미국 보유세율이 우리보다 월등히 높으니 최소한 그쪽에 맞춰야 한다는 해괴한 논리는 어디서 나왔는가.

부동산은 양면성을 가진 존재다. 거품이 지나치면 경제에 해가 되지만 경제가 성장하려면 적당히 활성화돼야 하는 게 부동산이다. 또 부동산은 국민주거 및 재산형성과 관계 있다는 면에서 대책이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이념적 선택을 많이 하게 하는 특징도 있다.

부동산 개발은 지역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려는 성장동기에서 비롯된다. 저금리가 있고 부동산 개발수요가 있는 한 부동산가격 상승 자체는 막을 수 없다. 충청권의 토지가격 상승은 행정중심도시 건설수요 때문 아닌가.

경험적으로 부동산가격은 부동산 공개념법 같은 사회주의적 대책을 사용하면 잡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대가로 국민들의 재산권 침해와 성장 저해를 감수해야 하는 만큼 그 처방을 쓰려면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노태우 정권 때 만들어진 토지공개념 법안은 200만가구 건설과 함께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키는 효험을 발휘했지만 결국 위헌 판정을 받았다.

부동산 투기 억제로 얻어지는 공익은 분명 있다. 그러나 그것이 사익을 어디까지 희생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것이 없다. 이에 대한 고려 없이 `투기=죄악'이라고 여기고 단죄하듯 부동산대책을 마구 쏟아내면 수많은 위헌 시비와 부동산시장의 왜곡만 낳을 뿐이다. 부동산대책에서 전쟁이라는 광기를 빼고 이성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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